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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호 Jan 19. 2024

뉴 티처

Day 3


어느덧 3일 차가 되었다. 그 사이 한 번의 주말이 있었고 나는… 앓았다. 

온몸이 아파서 낑낑대니 주말 이틀을 꼼짝 않고 집에서만 보낼까 했지만! 탈탈거리는 다리가 너무 싫어 조금이라도 다리에 힘을 얹어 줄 겸 뒷 산을 뛰어다녔고 스트레칭도 해주는 등 틈틈이 움직이고 또 쉬어 주었다. 간만의 뒷산인데도 허벅지가 안 당기는 걸 보니 요가할 때의 근육 쓰임이 더 많았던 걸까? 아무튼 뒷 산을 타고나니 한 결 몸이 나아졌다.


월요일. 요가 첫 타임을 갔다. 오늘은 새로운 선생님에게 받는 아쉬탕가 초급 요가이다. 요가원에서는 새로 만나는 선생님이지만, 사실 내게는 이미 친분이 있는 동네 언니이기도 하다. 이 요가원도 언니가 예전부터 “요가해. 요가. 여기 요가원 온다고 하면 내가 미리 잘 부탁한다 말해 줄게.”라고 추천했던 곳이었는데, 나는 코로나다 뭐다 온갖 핑계로 빠져나오다 드디어 몸이 아프기 시작하자 내 발로 등록을 하게 된 거다.


언니가 늘 추천했던 곳이니만큼 나 드디어 여기 등록했노라고 알려드리고 싶어 연락을 드렸다가 언니가 월요일 첫 타임에 수업 진행을 한단 걸 알게 된 거다. 언니는 우리가 처음 알게 된 때부터 이미 요가 강사였으니 경력이 아마 10년은 훨씬 넘었을 거다.


‘드디어 언니가 진행하는 수업을 듣는다!’

강사님으로 만나는 언니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수업시간에 눈이 마주치면 행여나 내가 괜히 웃음이라도 터질까 걱정했는데 역시 걱정은 아무짝에도 의미가 없었다. 바쁘게 동작을 따라 하느라 그런 걱정할 여유 따윈 없었다. 진지한 분위기, 고수의 향기를 풍기는 다른 회원팀들 틈바구니에서 낑낑대거나 바들바들 떨며 버티고 버티다 보니 한 시간이 훅 흘렀고, 몸이 힘드니 자연스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 이 몸으론 초급도 아직 버겁구나. 언제쯤 좀 수월 해 질 까. 이제 겨우 3일 차인데 내가 욕심이 과한 거겠지.’


수련을 끝마치고 매트를 정리하는데 언니가 다가와 칭찬을 해준다.

“너무 잘했어!”

“아니에요. 아휴 벌벌 떨기나 하고.”

“아냐 아냐. 초보 치고는 이 정도면 엄청 잘 따라 한 거야!”

“흑. 고마워요 언니.”

“응. 하다 보면 힘은 자연스레 생길 거니까 꾸준히 다녀봐.“

“네!“


와 또 칭찬받았다!

초보 치고는 잘 따라 한단 건 아마도 내가 이전에 배워 본 적이 있는 동작들이라 그런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알고 있을 뿐 잘하지는 못한다. 늘 상 2,3개월 배우다 관두고 1,2년 쉬다가 또 2,3개월 배우다 관두고 쉬고를 반복했기에… 난 늘 초급에 머물러있다. 힘이 좀 붙는다 싶으면 무릎이 아파서 관두고 귀찮아서 관두고 이런 식이다. 마지막으로 배웠던 게 코로나 전인데 그때 4개월 정도 배운 것이 제일 길게 배운 요가 수업이었다.


언니의 수업은 원장님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원장님이 카리스마에 조용하지만 털털하고 강한 분위기로 리드해 간다면 언니는 차분하고 섬세하며 고요한 리듬으로 이끄는 느낌.


두 분 다 체구는 작은데 단단하게 잔근육들이 붙어있었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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