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뒤 교도관이 은주를 찾아왔다.
"감사합니다. 애가 싹 나았어요."
"병원에서도 원인을 못 찾았었는데 이제 회복이 됐습니다."
"다행입니다. 이제 홀가분하시겠어요."
"네, 이게 다 은주씨 덕분입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교도관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은주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손님을 데려와 주세요."
"네?"
"보답하고 싶다고 하셨죠? 손님을 데려와 주세요. 이 일을 더 해보고 싶어요."
간수는 황당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며칠 뒤 교도관이 다시 은주를 찾아왔다. 우거지상을 쓰고 있는 낯선 교도관을 대동하고서였다. 은주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상담 장소로 삼은 곳은 영미의 독방이었다. 밀집되어 있는 혼거실과 동떨어져 있어 내밀한 이야기를 하기 적합한 장소였다. 위급할 때 영미는 보디가드가 되어 줄 수도 있었다. 따라서 영미는 구석에서 지키고 있었다.
은주는 복채를 받고 점을 쳐 주었다. 그리고 그 돈을 영미와 똑같이 나누어 가졌다.
만약 굿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악사의 몫도 넉넉하게 분배했다.
은주는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그리고 적당한 금액이 모였을 때, 안전한 채널을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손을 썼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감옥의 재소자를 상대로 한 사업도 파생되었다. 시쳇말로 '옥바라지'를 해주는 사설 업체였다. 이른바 '옥바라지 닷컴'이었다.
수수료가 여간 많이 드는 게 아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수수료가 무려 4할이나 되었다. 그러나 비싼 만큼 일 처리는 확실하게 해냈다.
은주가 업체에 기여하는 매출 파이는 상당히 컸다. 그 업계에서 큰손으로 대우받았다.
은주를 유치하고자 업체들끼리 경쟁이 붙을 정도였다.
고위층 수감자들이야 애초에 옥바라지 업계의 고객군이 아니었다.
그들은 전속 집사변호사를 고용하고 있었다. 대게 20대의 젊고 예쁜 여성 변호사였다. 그녀들은 법률적 업무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그저 매일 접견 신청을 해서 말벗을 해주는 등 의뢰인의 종노릇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은주는 옥바라지 닷컴의 A급 고객으로 분류되어 최 대리라는 전담 직원까지 배정되었다.
최 대리는 연로한 노파를 고용해 영국의 집 인근에서 기거하도록 시나리오를 설계했다. 그리고 폐지 줍는 노파로 위장해 아이들을 밀착 보호하는 임무를 맡겼다.
은주는 두 아이만이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자 버팀목이었다.
그렇게 세월은 훌쩍 지나 어느새 20년이 흘렀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