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중 입시 학원 알아보기 2

by UX Writing Lab
입시계는 정보가 생명이라지만
나는 정보없이 신념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생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소규모로 알차게 예중, 예고를 많이 보낸다는 학원 소식을 입수하고 바로 남편과 달려갔다. 집에서 못해도 편도 40분 거리. 거리감이 압박한다.



그래도 합격률이 높아진다면야!



설명을 듣고 경력을 보아하니, 이 학원에 다니면 동네 학원보다 합격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 같기는 하다. 딸처럼 단기 준비자를 훈련시킨 경험과 합격 사례도 있다.


잠시 빨려들어간다.



듣자하니 예중에 안가면 예고를 못갈 것 같다. 예고를 못가면 서울대, 홍대, 이대를 절대 못갈 것 같다. 유학도 어렵단다. 더욱이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아이 인생이 잘못될 듯한, 부모 노릇을 잘 못한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미술 학원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월등히 늘어나고, 숨 돌릴 틈, 운동할 틈은 딱 봐도 나올 수가 없다. 필기 학원까지 다니면 주말까지 풀가동이다. 오며 가며 1시간 반 걸리는 거리는 어쩔 것이며....


심각하게 고민해 본다.


"원한다면 보낼까?"

"라이드는 어떻게 할 건데?"

"혼자 왔다 갔다 해야지."

"너무 밤 늦게 끝나."

"너무 늦지 않게 마치고 나오라고 해야지"

"그건 불가능하지. 애들 다 10 시까지 그리는데 어떻게 혼자 나와."

"그럼 돌아올 때는 라이드 해야겠네."


이 현실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인지, 이 긴 시간을 온전히 집중하는지 나는 알 턱이 없다. 초등 시절의 24 시간을 입시에 바치고 있는 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육아 철학이고 입시 철학이고 온데 간데 없이 날라간다. 딸이 예중에 가겠다고 했을 때 우리는 무엇을 지지한 건지, 예술 진로에 대해 가진 평소의 신념이 무엇인지, 중고등, 대학교 이후의 인생을 바라보는 우리의 가치관은 뭐였는지. 돌아오는 길에 다시 생각을 재정비했다.



딸이 원하는 건 예중의 다양한 예술 체험들, 꼬마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예술가가 되는 길에 가장 중요한 건 자기만의 감성

학벌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은 아무 상관이 없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내 노력을 되짚어보는 여유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



예중, 예고를 가지 않으면 예술가로서의 가능성이 없는가?

답은 결단코 NO!


미술 학원 근처에도 안가고 예술계에 종사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다시 남편이 팔랑거리는 내 빈 틈을 메꿨다.

그래. 원래대로 가는거야.

단지 딸에게 물어나 보자. 본인이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 뭐.

딸에게 물으니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 한다. 일 초의 흔들림 없이 대답한다.

딸까지 내 빈 틈을 깨끗이 마무리했다.




난 남편과 아이의 의견이 없으면
입시판에서 잠시도 못버틸 것 같은데
왜 남편과 아이를 배제해야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딸!


좋은 학원, 좋은 선생님이 더 높은 실력으로 끌어 주는 것은 확실하지만 학원이나 선생님이 딸의 의지와 집중력보다 더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의지를 가지고 몰입하고 집중하는게 수십 배 중요하다고 생각해.


다만 예중을 준비하는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는 확실히 알았잖아 이 많은 시간을 4, 5 학년때부터 투자해 온거야. 아무리 잠재력이 크다 해도 시간의 갭을 무시할 수 없어. 정원이가 모든 순간을 집중한다고 해도 가능성이 아주 작다고 봐야돼. 짧은 시간에 준비하는 것이니 모든 순간을 집중하고 체력 관리도 잘하고 많이 생각하고 얘기하자.






이렇게 홀가분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미술 선생님에게서 이런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message.jpg


어제의 고민과 팔랑거림을 씻어주는 단비같은 글이다.

이 선생님과 “동네학원 입시 신화”를 만들어 내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시 이 시점에서 정리해야 할 생각.



예중은 딸의인생에서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예중을 향한 도전만이 값질 뿐이다.

모든 순간을 즐기며 입시 과정을 좋은 추억으로, 성장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입시 정보를 보고 들으면서 중심잡는 건 세계 제패보다 힘들다.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자.


평소 건강한 사고를 하는 엄마라면 학원가나 입시계에서 멀찌감치 떨어지는게 상책이다. 흔들릴 것 같으면 집 밖에 나가지 말고 책이나 보자. 훌륭한 교육 전문가들의 유투브 강연이나 듣자. 무엇보다 그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는 전인류 최고의 재능 교육가, 입시 전문가, 아울러 인생 전문가, 하나님이 있는데 뭔 걱정을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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