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우리 안보는 튼튼합니다!
10월 1일 국군의 날 생쥐아부지와 티브이시청
내 방에서는 거실중앙이 보인다.
나는 내 방에서 성경말씀을 읽고 있다가 생쥐아부지가 잘 계시나 해서 문 사이로 보이는 거실을 쳐다보았다.
그때 다급한 생쥐아부지의 손짓이 있었다.
이리로 오라는!
나는 얼른 빠른 걸음으로 거실로 나갔다.
생쥐아부지는 티브이를 보고 계셨는데 국군의 날 행사 기념식이었다.
"일루 와서 애국가 불러!"
"동해물과 백두산이~~~"
생쥐아부지는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양손을 반짝반짝 율동을 하시며 부르시는데 나도 덩달아 같이 율동하며 불렀다.
둘이 손을 잡고 물결치며 부르기도 했다.
3절이 되었다.
"아 힘들어~ 안 불러!"
"하하하하~ 아부지가 부르자매~"
생쥐아부지는 즐겁게 부르시다가 입을 닫으셨다.
아 귀여우시다.
애국가가 끝나고 기념식을 보는 중에 대통령이 '열병'을 하기 위해 어떤 차 위에 올라탔는데, 그 차는 의자가 없고 서서 타는 차였다.
왠지 내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표정이 힘들어 보였고 날도 추워 보였다.
깃털을 모자에 달아 쓴 군인들이 잠시 화면에 스쳤을 때 깃털의 날림정도로 바람이 엄청 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대통령도 극한직업 같아."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주는 표창, 훈장 등등을 받으면 사람들은 엄청난 복을 받은 것처럼 여기지만 한 사람으로서 왠지 외롭기도 더 외롭고 힘든 자리처럼 보였다.
명예와 가문에 남는 자랑이지만 국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과 압박감에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쉽게 무너지는 자리 같았다.
참 대통령도 그렇지만 각 분야의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옆에서 과일로 에너지보충을 하시는 우리 생쥐아부지도 참 힘드셨겠다.
이제 기념식은 대통령에서 군인들로 옮겨졌다.
각 분야의 군인들이 소개되는데, 생쥐아부지는 다시 기운을 차리셨는지 그 특유의 장난꾸러기 미소가 나왔다.
"국군간호학교생입니다!."
"짝짝짝!"
"특전대대입니다."
"짝짝짝!"
"통합군기단입니다."
"짝짝짝!"
아나운서가 군인들을 소개할 때마다 생쥐아부지는 밝게 웃으시며 박수를 세 번 짝짝짝 치셨다.
"하하하~~"
"생쥐박수! 응원해 주는데 왜 놀려!"
"하하하~~~"
그 뒤로 공군혼성대대가 나올 때까지 계속 치셨다!
아니다!
제대가 나올 때까지도 치셨다.
포병제대, 기계화제대, 유무인 전투체계까지!
그리고는 생쥐아부지는 혼자 기념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처럼 한 줄 연설을 하셨다.
"국민여러분! 우리 안보는 튼튼합니다!"
엄지 척!
"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