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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젖고 싶어 기어코 내렸다

첫 눈, 첫눈 - first look, first snow

by 마림



너에게 젖고 싶어 기어코 내렸다



마림(眞林)



너에게 젖고 싶어

기어코 내렸다


그리운 마음의 눈물이

비가 되어 흐르니

너는 우산을 폈다


닿을 수 없는 마음은

공기처럼

정처 없이 떠돌다

계절의 지휘에 맞춰

끝내 얼어붙었다


마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내렸다

그제서야 너는

나를 바라봤다


너에게 젖는 순간은

찰나였지만

찰나의 너의 눈을

잊지 못한다


내가 본 너의 첫 눈,

네가 본 나의 첫눈


너의 온기를 스치며

기어코 녹아내렸다


한 번이라도 너를 적셨던

나의 첫눈,

그 마음을 바라보던

너의 첫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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