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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동길 May 06. 2021

소금단지

너희는 신이다



# 나는 가수다.

이선희 씨가 ‘힐링캠프’에 나와 어떻게 ‘J에게’란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지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이선희 씨는 친구들과 길을 걷다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선희야, 저쪽으로 가면 음악 사무실이 있더라. 혹시 알아? 저기 가면 음악을 할 수 있게 해 줄지?”

간판에 ‘장욱조 음악실’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이선희 씨는 무턱대고 그곳에 들어갔습니다.

“왜 왔어?”

“노래하러 왔는데요?”

“한 번 불러봐.”

장욱조 씨는 이선희 씨의 노래를 듣더니 “노래 잘하는데? 여기 한 달에 00만 원이야.”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선희 씨는 노래를 배울 생각이 없었습니다. 벌써 본인은 가수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양하고 나오는데, 그날 마침 어떤 무명의 작곡가가 “아, 진짜. 내가 온종일 돌았는데, 아무도 이 노래를 안 부르겠데.”라며 쓰레기통에 악보 한 다발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이선희 씨는 “그럼, 제가 이거 불러도 돼요?”라고 물었습니다. 작곡가는 어차피 쓰레기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선희 씨는 뭔지 모르지만, 그냥 악보라는 것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이미 가수라 믿었기 때문에 모든 악보가 자신에게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안에 ‘J에게’란 곡이 있었고,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며, 그 곡으로 대학 가요제에서 데뷔하게 된 것입니다.

이선희 씨는 언제부터 가수였던 것일까요? 만약 본인이 가수라고 여기지 않았다면 돈 내고 배우기 위해 학원을 전전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가수라고 여기지 않았다면 좋은 곡을 받아 가수가 되려고 하지 남이 버린 곡을 자신이 불러보겠다는 마음을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유태인이 이 세상에서 그 많은 성과를 내는 것도 그렇고, 수많은 자수성가 한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있는 마음은 ‘믿음’입니다. 이미 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이 나중에 되는 것입니다.

ㅡ전삼용 신부의 강론 중에서ㅡ

# 사랑, 원체험

사도들의 ‘근원적인 경험’이자 ‘원체험’은 주님의 계명에서 시작되었음을 묵상하게 됩니다. ‘주님의 사랑’ 말이지요. ‘주님의 사랑’은 그 옛날 사도들에게뿐만 아니라 지금의 우리에게도 한결같고 변함없는 사랑이며, 신앙의 힘이 됩니다.

주님은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듯이 변함없이 같은 사랑으로 오늘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 9.12-13)

사랑의 절대적인 기준은 주님입니다. 사랑입니다. 계명입니다. 목숨을 내놓는 사랑말입니다. 그 사랑은 이타적입니다. 집착이 없습니다. 자유롭게 하는 사랑입니다. 생명을 내어주는 사랑이며, 조건이 없습니다. 신적인 순수한 사랑, 아버지의 사랑입니다.(참조: 1코린 13.)

# 뽑힌 이들의 권리·의무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요한 15,16)

우리는 주님께서 뽑은 사람들입니다. 벗을 위해 목숨을 다해 사랑하라고. 형제를 위해 기도하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형제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라고. 내 마음과 생각보다 형제의 마음과 생각을 먼저 살피라고. 뽑힌 이들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그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11.)

주님 사랑의 열매는 기쁨입니다. 영원한 기쁨입니다. 사랑하는 이들, 계명을 지킨 이들에게 무상으로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세상은 줄 수도 없고 빼앗아 갈 수도 없는 주님의 영원한 기쁨입니다. ‘그래서’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함으로 인해 샘솟는 기쁨입니다.

우리는 지상에서의 성자의 사명을 대신하도록 선택받은 이들입니다. 가장 큰 사명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 하신 계명입니다” (갈라 5,14).

# 너희는 신이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 9.11.14.17)

서로에게 생명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등불과 같은 존재로 남겨진다는 것. 얼마나 뭉클하고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인지요.

“너희 율법에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며 모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0,34; 시편 82,6; 요한 15,9.)

이제 아버지 안에 머무르며,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 우리는 모두 신입니다. 사랑의 신이지요. 사랑의 구원자입니다. 이것을 믿으십시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2-13.)

신들에게 유일한 계명이자 힘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어놓는 힘은 아무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신의 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신들해야 하는 일도 단 한 가지입니다. 사랑하는 일입니다. 온유하고 겸손하신 분께서 완성하신 아버지의 일. 단순하지만 그처럼 어렵고 힘든 일도 없지요.

무슨 일을 하십니까? 왜 하십니까? 사랑하기 위해 내딛는 걸음이 아니라면, 사랑하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더 좋은 선택입니다.

주님과 함께, 말씀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살아가는 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며 모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시편 82,6; 요한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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