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고구마밭에서 북을 주고 있는 한 영감과 그 옆에서 할아버지를 따라 고구마 종묘에 흙을 덮어 주던 꼬마 마리오. 할아버지가 북을 준 고구마와 자기의 고구마가 다른 표정이라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흙을 덮어준 고구마는 신이 났는데 제가 흙을 덮어준 고구마는 시큰둥한 것 같아요? 왜 그렇죠? 똑같은 흙인데..."
"허허허.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마리오가 북을 준 고구마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구나."
"어제 감자밭에서 제가 북을 준 감자들도 그러더니. 오늘 고구마들도 똑 같이 고개를 숙이고 있네요. 감자랑 고구마들이 제 손길을 싫어하나 봐요."
울상이 된 마리오를 지켜보시던 한 영감이 마리오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마리오가 북을 준 고구마 종묘의 어깨와 고개를 조심스럽게 치켜세워 주며 그 사이에 한 줌의 흙을 더 밀어 넣어주었다.
"괜찮아 마리오. 감자랑 고구마들이 마리오의 손길이 싫어서 그런 건 아니란다. 잘 보거라. 조금 전의 고구마의 모습과 할아버지가 다시 북을 준 고구마의 모습이 어떻게 다르지?"
"어어? 이상하네요. 조금 전까지 고개를 숙이고 시큰둥해 있던 애가 왜 금방 표정을 바꾼 거죠? 와. 웃고 있어요. 할아버지의 손길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고구마가 완전 좋아하네요."
"허허허. 할애비가 다시 보여주마. 모든 일에는 과정이 중요하고 마음이 중요하단다. 또 '정성을 다 했다'라는 말은 어떤 일에 '자기의 마음을 다 주었다'는 말과 다르지 않은데. 할애비가 고구마의 북을 줄 때는 단순히 흙만 덮어준 게 아니란다. 다 모든 생명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줄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고구마에게 북을 줄 때에도 고구마의 어깨와 목을 감싸듯이 들어주고 그 사이에 흙을 덮어주는 거란다."
"아하. 이제 알겠어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칭찬이나 용기를 줄 때 말로만 '잘했어! 잘한다!'라고 할 때보다 직접 다가가서 그 친구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안아줬을 때 그 친구가 더 좋아했구나..."
"그래. 바로 그 마음이란다. 진심과 사랑은 온몸으로 전할 때 더 큰 영향을 준단다. 식물들도 말은 못 하지만 마리오가 진심과 사랑으로 그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한걸음 더 다가가 주면 그들도 더 행복해하겠지? 창조가 그랬듯 세상의 모든 일들은 진심에서 시작되고 완성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