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간 여름 볕으로 영글어가는 초록색 5월의 햇살 아래. 제법 굵은 땀방울을 까무잡잡한 얼굴에 성글게 단 한 영감이 사과나무 가지들과 씨름을 하고 있다. 제멋대로 자란 가지들을 곧게 펴주고 열매들을 솎아주고 있었다.
"할아버지! 점심 진지 드세요. 제가 차려놨어요."
"고맙구나. 이 나무까지만 하고 곧 내려가마."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준비해왔죠. 우선 이걸로 목을 축이시고 좀 쉬었다가 하세요."
마리오는 시원한 물 한 병을 건넸다. 그리고 자기 목에 두르고 있던 수건으로 한 영감의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사과나무들이 불쌍해 보여요.
"허허허. 왜? 무엇이 우리 마리오의 마음을 측은하게 했을까?"
"왜 꼭 하늘을 향해 기도하고 있는 것 같은 가지들만 이렇게 아래로 내려서 묶어놓아야 하나요?"
"허허허. 그렇구나. 사과나무 가지들을 유인한 것이 마리오의 마음을 아프게 했구나."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우리 마리오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음... 우선 마리오야 모든 생명들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축복에 대해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꾸나... 모든 생명들에게 주어진 가진 큰 축복 중에 하나는 성장과 자기 번식에 대한 능력이란다. 이해할 수 있겠지?"
"네. 당연하죠. 사과나무를 예로 들면... 나무의 키가 커지고 가지들이 굵어지고 또 사과열매를 맺는 거잖아요."
"그렇지. 잘 알고 있구나. 그런데 문제는 이 능력들의 가장 큰 단점이 절제하기 힘들다는 것이지... 그리고 영혼이 없는 생명은 스스로 이 욕구를 멈출 수 없단다."
"아. 그래서 가지들은 높은 곳으로 자꾸자꾸 자라려고 하고 열매들은 수없이 마구마구 달리려는 거군요."
"만일 각각의 가지들이 제 욕심대로 또 다른 가지들을 내고 열매는 맺고 싶은 대로 열매를 맺게 되면 그 결말은 어떻게 될까?"
"햇빛을 보지 못하고 바람의 손길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가지들에서부터 병이 들게 분명해요. 그리고 그런 가지들이 맺은 열매는 그야말로 개사과 열매가 되겠네요."
"껄껄껄. 말이 쫌 우습지만 정말 그렇게 된단다. 아무리 좋은 사과나무라도 맛도 없고 병이 든 작은 열매들... 가치가 없는 열매만 맺게 되겠지.
"좋은 농부는 하나의 가지보다 한 그루의 나무를 더 소중히 여기고 그 나무가 마침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언제나 기도하지. 하나의 가지보다 한 그루의 나무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가지들과 잎, 그리고 그 열매까지 모두가 아프지 않고 서로서로 도와가며 잘 살아주기를 바란단다. 좋은 농부, 성실한 관리인이 하는 일이 바로 그런 일이란다.
"한 그루 사과나무의 모든 가지들과 모든 잎들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시원한 바람이 모든 잎들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는 일... 제멋대로 자란 가지들을 곧게 펴주고 마음대로 맺힌 열매들은 솎아주는 일이 지금 할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이네요. 할아버지! 세상 사람들도 모두가 자기 욕심만 부리지 않고 보다 멀리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건강하고 더 크고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말이에요.
"허허허. 우리 마리오는 하나를 가르쳐주며 둘을 깨다는구나. 곧 도인이 되겠는걸. 껄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