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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에서
백차
by
진동길
Nov 7. 2022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젖은 눈시울로 화장을 지웁니다.
언제부턴가 내 몸
에 배였던
당신의 향기가 사라질 즈음에만 오셨지요.
매일 바치던 기도 대신
오늘은 청소를
하고
거울 앞에 앉았습니다.
즐겨 드시던 찻잎과 찻잔을 꺼내놓으며
찻잔에
흐르는 눈물
을
다시 훔쳐 닦습니다.
곡우 전날, 밤새 날이 좋아
새벽이슬 맞으며 거두었던 찻 잎이
덖지 않아 백차가 되었습니다.
찬 서리가 내리고, 그다음 날
문을 두드리겠다 하시어
너무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찻물로
슬픈 화장을 지웁니다.
행여 다시 가실 걸음에
내 향기가 배이지 않도록
keyword
화장
향기
찻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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