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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동길 May 20. 2023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50일째 선물


초등학생 딸이 아빠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아빠가 가족들을 위해 고생하는 것에 감사하다는 말과 자신들이 있으니 힘을 내라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빠, 용돈을 2000원으로 올려주세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천 원씩이었는데, 용돈 100% 인상을 요구한 것입니다. 딸의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편지였지만, 아빠는 그날 10,000원을 책상에 놓고 나왔다고 합니다. 딸바보 아빠의 사랑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3-24)


하늘 아버지와 지상에 남겨진 양들과 동시에 완전한 일치를 이루시기 위해 아버지 곁으로 오르실 것을 작심하신 예수님께 남겨진 우리는 무엇을 청해야 할까요?


썩어 없어지지 않을 보물. 오래오래 그 가치를 잃지 않고 해가 거듭될수록 빛나는 보물. 해마다 수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면 더 좋겠는데. 그것이 무엇일까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예수님께서 지상에 남겨질 형제들을 위해 준비해 둔 선물이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오순절 설교 중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의 오른쪽으로 들어 올려지신 그분께서는 약속된 성령을 아버지에게서 받으신 다음, 여러분이 지금 보고 듣는 것처럼 그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사도 2,33.38)


보십시오.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틀 것입니다.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입니다.(이사 11,1-2)



에수님께서 이미 마련하신 선물. 성령의 은혜는 우리가 일상에서 열매를 맺게 되는데,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온유, 착함, 성실, 절제입니다.(갈라 5,22-23)


하느님께서는 일상적인 은혜 외에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의 은사(χαρισμα)를 당신을 따르는 모듬 이들에게 드러내 보여 주시는데, ”어떤 이에게는 성령을 통하여 지혜의 말씀이, 어떤 이에게는 같은 성령에 따라 지식의 말씀이 주어집니다.


어떤 이에게는 같은 성령 안에서 믿음이, 어떤 이에게는 그 한 성령 안에서 병을 고치는 은사가 주어집니다.


어떤 이에게는 기적을 일으키는 은사가, 어떤 이에게는 예언을 하는 은사가, 어떤 이에게는 영들을 식별하는 은사가, 어떤 이에게는 여러 가지 신령한 언어를 말하는 은사가, 어떤 이에게는 신령한 언어를 해석하는 은사가 주어집니다.


이 모든 것을 한 분이신 같은 성령께서 일으키십니다.“(1코린 12,8-11)


교회는 성령의 은사를 일곱 가지로 가르치고 있는데, 지혜(슬기), 통찰(깨달음), 의견(일깨움), 용기(굳셈), 지식(앎), 공경(받듦), 경외(두려워함)함입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베푸시는 은사를 일곱 가지 혹은 숫자 7에 가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성경의 언어는 은유와 비유, 상징과 예언의 의미들이 함축된 언어로 쓰여있어서 성경을 마주할 때는 믿음이라는 돋보기로 들여다보아야 그 말씀(Λόγος)에 담긴 메시지를 올바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성경에서 7이란 숫자도 단순한 아라비아 숫자가 아닙니다. 성경에서 일곱, 7은 창조주의 천지 창조 기간과 연관된 의미로 인간이 “더하거나 감할 수 없는 거룩한 숫자(聖數)이며 '완전한 수'를 의미하는데요. 특히 예수님의 가상칠언(루카 23,34; 루카 23,43; 요한 19:26-27; 마태 27,46; 요한 19,28; 요한 19,30; 루카 23,46)은 대표적입니다.


한편 교회가 성령의 풍요로운 축복을 숫자 7과 연결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교부들이 성령의 은사를 요한묵시록의 일곱 천사나, 오병이어의 기적, 진복팔단 등과 연관시키며 7가지 은사로 해석해 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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