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lieve

제12장. “죄의 용서를 믿으며”

by 진동길
렘브란트(Rembrandt)의 『탕자의 귀환(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그리스도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죄의 용서를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실질적으로 체험하는 신앙입니다. 이 고백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회개와 새 출발을 가능케 하며, 우리 삶에 깊은 희망과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죄의 용서를 믿는다”는 선언을 통해 우리는 절망의 그늘을 넘어 참된 자유와 기쁨의 빛 안으로 나아갑니다.




1.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용서의 은총


사도신경에서 “죄의 용서를 믿는다”고 고백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속죄의 은총이 신자 각자의 삶 속에 생생하게 스며든다는 신앙의 본질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CCC 1422~1424항)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죄를 기억하지 않으시고, 늘 새로운 기회와 용서를 베푸시는 자비의 아버지이심을 명백히 가르칩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용서의 은혜를 베푸셨으며(마태 9,13; 루카 7,48 참조), 십자가 위에서도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카 23,34)라고 간구하심으로써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과 자비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교회에 맡기심으로써, 신자들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용서의 은총을 받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요한 20,22-23; CCC 1441~1442항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 헌장(Lumen Gentium)」 11항도 “그리스도께서는 죄에 물든 우리를 끊임없이 정화하시고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교회에 용서의 성사를 세우셨다”고 선언합니다.




2. 교회 생활 속에서 체험하는 하느님의 자비


(1) 고해성사와 하느님 자비의 깊은 체험

가톨릭 교회는 고해성사(화해성사)를 통해 죄의 용서를 실제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성사적 통로를 제공합니다. 교리서(CCC 1440항 이하)는 고해성사를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길”이며, 신자가 자신의 양심을 성찰하고 죄를 뉘우치며 고백함으로써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신자들은 추상적 관념이 아닌 실제적 용서의 은총을 경험하게 됩니다. 죄책감과 절망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자비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향한 희망과 기쁨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CCC 1450~1460항). 사목 현장에서도 고해성사는 많은 이에게 어둠을 밝히는 빛이며,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통로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2) 용서로 이루어지는 상처의 치유

죄의 용서를 믿는 신앙은 우리 삶 속에서 이웃을 용서하는 실천으로 나타나며,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치유의 과정으로 이어집니다(에페소 4,32; 골로 3,13). 교회는 “하느님께 받은 무조건적인 용서가 이웃에게로 흘러가야 한다”는 복음적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합니다(마태 6,12; CCC 2842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사목헌장(Gaudium et Spes)」 22항 역시 “그리스도의 구원은 인간성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며, 공동체적 삶의 질서를 변화시킨다”고 가르치면서, 용서의 실천이 개인의 내면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도 치유와 화해를 가져온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3)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희망의 문

죄의 용서는 단순히 과거의 잘못이 지워지는 것으로 그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출발점이 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고백록』에서 “죄에서 해방된 사람은 이전과는 다른 깊은 자유와 기쁨을 누린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회 공동체 역시 이러한 용서의 체험을 통해 신자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 번의 성사로 모든 죄의 흔적과 습관이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죄의 용서를 믿는다”는 신앙은 반복적인 회개와 점진적인 성화(聖化)의 길을 지속적으로 열어 줍니다(CCC 981~987항). 이 길 위에서 신자들은 자신이 받은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를 기반으로 이웃과 세상을 향해 더 큰 용서와 사랑을 베풀게 됩니다(루카 6,36 참조).




“죄의 용서를 믿는다”는 신앙 고백은, 그리스도의 구원 은총이 우리 삶 속에서 실제적인 속죄와 용서의 은혜로 주어짐을 분명히 합니다(CCC 977~980항). 교회는 고해성사와 같은 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며, 신자들이 죄와 절망으로부터 해방되어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이끕니다. 이 고백을 통해 우리는 1. 용서받고 새로워질 수 있으며, 2. 타인을 용서할 수 있는 힘을 얻고, 3. 궁극적으로 참된 자유와 희망의 삶으로 초대됩니다. 따라서 “죄의 용서를 믿는다”는 신앙은 우리에게 매 순간 절망의 벽을 넘어 새로운 희망과 기쁨으로 나아가는 복음의 진리를 살아 있게 하는 원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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