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실천한다는 것은 내가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을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된 과정이다.
예를 들어, 나는 단단한 내면을 가지는 것, 즉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 이를 이루기 위해 새벽 독서 모임을 꾸준히 참여하는 것을 하나의 계획으로 세우고 실천하는 중에 있다. 3일 째인 지금 나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새벽 4시에 일어나기 위해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 졸음을 물리치기 위해 추운 날씨에 창문을 열어 놓고 책을 읽는 것, 가족과의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것 등이 '고된 과정'이 된다. 고된 과정은 편하지 않다. 내가 해 왔던 익숙한 것들을 버리고 의식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고된 과정으로 남아 있지 않는다. 처음에 의식적으로 노력하던 것들은 점차 내 몸에 익어가고 어느 순간 습관으로 불리는 행동으로 자리 잡는다. 습관은 의식적인 노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무의식적인 실천이다. 고통스럽지만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내 몸에 익혀 습관으로 자리 잡아 무의식적인 실천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목표를 이룬 내 모습을 불현듯 알아차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플로우가 떠올랐다. 고된 과정 즉, 초기에 투입되어야 하는 의식적인 노력인 노력은 플로우 flow를 통해 극복, 즉 고된 과정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아예 없애지 못하더라도 투입되는 의식적인 노력을 줄이는, 즉 고통을 줄일 수 있다. 플로우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연구하고 명명한 개념이다.
플로우란 행위에 깊게 몰입하여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는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될 때를 일컫는 심리적 상태이다.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나에게 적합한 수준으로 skill과 challenge가 교차되어 만났을 때 플로우를 경험한다고 말하는데, 본 글에서는 더 자세하게 들어가지 않고 위의 심리적 상태에 한하여 활용하고자 한다. 한 단어로 말하자면 무아지경이지 않을까 싶다. runners’ high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나에 대해 잊는 것 까지가 더해진다. 무아지경은 힘들지 않다. 고통스럽지 않다. 나는 요가와 명상을 하는 도중 플로우를 경험했다.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쉬고 있지만, 특히 요가를 하는 도중 플로우를 경험했다. 플로우를 경험하는 도중에는 플로우인 줄 모른다. 모든 것을 잊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오직 그 행위만 깊어질 뿐이다.
목표가 생겼을 때, 지금의 나의 상태와 목표 사이의 차이 즉, 갭(gap)을 이해하고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행하는 데 있어 행위 그 자체에 몰입해 보자. 마치 그 행위 자체가 명상인 듯, 그 자체를 느끼고 행하자. 마치 그 행위를 내 눈에 힘 풀고 호흡하면서 지켜보듯이...
플로우, 즉 무아지경에 이르는 몰입을 통해 '의식적인 노력'을 잊고 더 나아진 나를 발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