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잔상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어쩌면 너와 비슷한 지점까지 오고자 했던 것 같다.
힘든 순간이면 넌 그것을 도대체 어떻게 해내고 있는 걸까, 무엇이 너를 움직이게 할까 생각했다.
오랜만에 만난 너는 잘 지내지 못하는 듯했다. 할 일은 여전히 많고 조금 우울하다고도 했던가.
너는 밥도 대충 먹고 잠도 2~4시간씩 대충 자고. 지치고 피곤하고.
그럼에도 어떻게 그렇게 하루를 계속 살아내는 것인지 궁금해하다가
나도 4시간을 자고, 어느 날엔 7시간, 어느 날엔 2시간을 자버리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되던 순간에
아 그냥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면서
나는 가장 먼저 너를 떠올렸다.
나는 너를 보며 동질감을 느낀다. 심지어는 지금 우리의 상황이 거울 같다.
조금 안쓰럽다고도 느낀다.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존경하면서도 이런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렇다가도.
너는 어떤 사람들과 가까이 지낼까? 요새 너를 가장 웃고 있는 게 무엇일까? 하면
막상 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막상 나는 사석에서 너를 만나면 현실감을 잃는다.
어떤 일들은 꽤나 과거이고 어떤 일들은 현실이되 아주 사소하다.
너는 내가 너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다음에 널 만나면 언니 대신 이름을 불러야지.
지금보다는 자주 만나도 좋겠다.
서로한테 적당히 발 걸치고 있는
그런 관계가 되어봐도 좋겠다.
그렇게 얼마간 지내다가
나는 너가 미워지고
나도 네게 미워지는
그런 순간이 오면 퍽 기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