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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러너 Aug 12. 2024

월요일 좋아

일을 2주 하고 맞이한 31세 히키코모리의 월요일

'일'을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두면 2주차를 넘겼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1주차를 넘기지 못하고 평일 5일에서 주말 2일 알바로 떨궈졌으니. 새로운 1주차를 넘겼다고 해야하는지 고민이다. 그래도 편의상 한 쪽을 정해야하고 '일'을 계속하기는 했으니 2주차를 지나 3주차를 맞이하는 월요일 아침이라고 하자.


주말 알바를 시작하고 난 심정을 표현하자면?


일을 하고 나니 일단은 홀가분하다. 어제 약간의 실수로 겁이 났지만, 아직까지 무소식인 걸로 봐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이럴 때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맞기를 바란다.

즉, 다음 주까지는 생존이 확정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사장님이 첫날 업무를 설명하면서 내 건강 상태를 감안해주셨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몸상태가 아직 좋지 않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은 에어컨을 틀지 못했다. 오한이 심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땀은 흘렀다. 몸이 물을 원해 하루에 3리터 이상을 마셨지만,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간 것은 한두 번에 불과했다.


어제 저녁부터는 더위를 느껴 에어컨을 살짝 틀고 잤지만, 두 시간 만에 오한이 심해져 다시 꺼야 했다. 지난 3일간은 기침이 없었지만, 어제 늦은 오후부터 가래가 끓기 시작하더니 새벽에는 기침을 하느라 몇 번이나 깼다. 다행히 이불에 닿지는 않았고, 빠르게 화장실로 가서 세면대에 뱉어냈다.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땀이 흐른다. 더위를 느끼다 못 느끼다를 반복하며,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집 안 온도는 34도를 기록했다. 더위를 참지 못해 잠시 에어컨을 틀어두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현기증은 전날보다 약간 나아졌지만, 여전히 남아있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세상이 살짝 흔들렸다. 가끔 시야가 흐려지면서 몸의 전원이 꺼지는 듯했다. 그럴 때마다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지만, 전날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꼈다.


낮이 되자 다소 나아지는 것 같았다.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점차 머리 속의 혼란스러움이 가라앉으며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순간의 현기증이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여전히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끼면서도, 이 상태로 하루를 어떻게 버텨낼지 걱정스러웠다.


내 몸 상태로는 불평할 여유가 없었다. 이미 몇 주 전 한쪽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아빠를 생각하면, 내 고통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아빠는 뇌의 이상으로 인해 어지럼증도 심할 텐데도 나보다 더 긴 거리와 시간을 들여 매일 출근을 하신다. 오늘은 천안으로 출장까지 가셨다. 아빠를 생각하면, 내 고통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 입을 열어 불평할 수 없었다.




유튜브 짧은 영상조차 보기 힘든 집중력과 체력이지만, 오늘 월요일에도 나는 두 가지 일을 해냈다. 하나는 글쓰기, 또 하나는 커피 내리기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전날 글에서 이미 언급했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커피 내리기는 여전히 쉽지 않았다. 토요일에는 피로로 '린싱' 과정을 깜빡했지만, 오늘은 그보다 더 기본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원두를 핸드밀 그라인더로 가는 것부터가 큰 도전이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이었는데, 오늘은 그라인더를 돌리는 것조차 힘들었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여러 번 쉬어가며 겨우 원두를 갈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한 잔의 커피를 완성했다. 이 커피를 아침에 내리고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니, 몸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마음만은 조금 안정되는 것 같다. 물론 커피가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되지 않기에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물을 한 잔씩 의식하며 마시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말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겪은 어려움을 지나, 오늘은 몸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다.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면 내일부터는 정상적인 활동도 가능할 것 같다. 지난주에 혼자 들르지 못했던 카페들을 가보고, 이번 주에도 열심히 근무해서 살아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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