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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Jan 19. 2024

나를 위한 삶

내 삶의 주인 찾아주기

스무 살 때 집을 떠나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는 게 참 끝도 없는 여행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서 편안해 질만 하면 또다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편안하지 않은 긴장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계속 환경이 바뀌니 오래 봐서 나를 잘 아는 이도, 내가 잘 아는 이도 없는, 어디에서나 낯선 이방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행은 끝이라도 있는 법인데, 계속 반복되는 여행의 고단함은 언제부턴가 외로움이라는 친구를 내 곁에 선물해 주었다.     


나에게 외로움이란 감정은 편안한 느낌을 너무 잊고 살아서 생긴 삶의 피로감이 아니었을까 싶다.      

‘편안하다’라는 말은 ‘편하고 걱정이 없이 좋다.’라는 뜻이다. 사람에게는 이러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 몸과 마음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걱정 없이 편안한 시간 말이다.    

 

틈틈이 에너지를 회복하지 않고 사용하기만 하면 몸과 마음은 어느 순간 에너지가 고갈돼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을 틈틈이 가져야 무언가를 할 활력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외로움을 가만히 마주하고 있자니 나 스스로가 많이 지쳐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활력을 잃은, 편안함이 어색해진 나를 그렇게 마주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제대로 쉬는 법을 몰랐던 것 같다. 나의 편안함보다는 주변의 평안과 안녕을 위해 늘 애쓰고, 챙기기에 급급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편안할 때가 언제인지도 잊고 지낸 것 같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은 너무 잘 아는데, 하고 싶은 일은 모르고, 누군가를 편안하게 해 줄 줄은 아는데, 내가 편안해지는 법은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살다 보니 내 삶의 주인은 어느새 내가 아니었다.   

  

이젠 내 삶에 잃어버린 주인을 되찾아주려 한다. 오로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내가 될 수 있도록. 더이상 이방인처럼 사는 것이 아닌 굳건히 두 발을 땅에 딛고 뿌리를 내려, 나만의 터를 잡아갈 생각이다. 그렇게 안정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는 이 환대하고, 가는 이 배웅해 주며 남은 생은 편안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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