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seilleu Mar 08. 2020

첫 이사를 하고 한 달이 지났다

올해 2월13일 결혼 후 첫 이사를 했다고 글을 남긴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marseilleu/143


오늘이 3월8일이니까 거의 한 달이 지났다. 솔직히 이사를 가고 싶지 않았다. 그 집은 내가 독립해서 가정을 이루고 첫 집이었다는 의미도 컸고 나름 만족하면서 지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사를 앞두고 D-DAY 날짜를 세면서 ‘아, 이제 떠나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아쉬워했었다. 


2년3개월 동안 지냈던 집을 떠나 근처 동네로 옮기게 됐다. 증미역 부근 아파트에서 가양역 부근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한편으로는 운이 좋았다. 더 먼 곳으로도 이사갈 뻔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가양역 부근 아파트 전세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부동산에 갔었다. 세 곳 중 두 곳은 다른 커플과 같이 집을 보러갔는데 그날 당일 두 곳이 계약됐다. 그만큼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 잘 안나오며, 나오는 즉시 계약된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이사를 한 후 전입신고하고 전세계약 확정날짜 받고, 대출금도 일부 상환하고 정신이 없었다. 적응은 나와 와이프 뿐 아니라 키우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도 겪어야했다. 


이사 전날 부모님 집에 맡겼다가 이사하고 저녁 다시 데려왔는데, 저녁 먹으로 나갔던 사이 고양이들은 침대 밑에 숨어있었다. 나하고 와이프가 들어오고 한 두 시간 지나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 하루 지나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아, 그리고 이곳에는 욕조가 없어서 20만원 정도를 들여 새로 장만했다. 


이사하면서 음식물 카드를 받았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때 카드를 인식해야 버릴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사 한달 후 서서히 장단점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는 장점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우선 교통이 편리해졌다. 증미역, 가양역 모두 9호선 라인이지만 가양역은 급행역이기 때문이다. 



나는 시청, 여의도, 강남 부근 등에 출근하는데 증미보다는 가양이 좀 더 편하다. 급행을 타서 바로 당산이나 여의도, 고속터미널, 신논현 등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증미에서 가려면 일반을 타서 가양이나 염창을 가야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아예 증미에서 가양까지 걸어가서 급행을 타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출퇴근이 조금 원활해졌다. 


그리고 증미보다 가양이 좀 더 번화하고 상권이 발달해있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전세금도 좀 더 높았다. (내가 갚아야 할 대출금이 더 늘어났다는 걸 의미한다.) 주차장도 좀 더 넓었다. 


지금은 날아다니지만 이사 첫날 고양이들도 낯설어했다.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다. 증미역 부근 가양9단지아파트에 살때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이마트’가 근처에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근처 KFC는 특별 프로모션을 많이 해서 개인적으로 ‘혜자’라고 생각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한 정거장을 가야된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현재 사는 곳이 훨씬 좁다. 


반대로 버거킹이나 홈플러스와는 가까워졌다. 영화를 좋아하는데 롯데시네마, 등촌 CGV도 좀 더 가기 쉬워졌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2막을 시작했다면 이번 이사는 2막에서 2장쯤 되는 것 같다. 아직 이 곳의 룰에도 적응해야 되고 편의점이나 마트 등 새로운 동선에도 좀 더 익숙해져야 한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다음에 이사할 때는 전세가 아니라 ‘내 집’으로 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사태, 이렇게 커질줄은 몰랐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