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함과 막국수의 맛은 서로 반비례한다
경기광주에 있는 초월-곤지암 사거리-열미리-만선리-건업리-산북면사무소-상품초등학교-고개 같은 길(?) ...- 금사리.....
이 길로 약 1시간 남짓 운전해서 가다 보면 좌측에 남한강이 보이기 시작하고
곧바로 여주 이포대교가 나온다.
그 다리 건너 끝에 ...사거리가 나오고...거기서 부터 대략 100미터가 될까 말까..그 정도 쯤 될 듯 하다.
거기에 바로 그 집이 있다.
이제는 입소문덕에 완전 유명빨(?)타서 주말이면 번호표를 받고 30분 정도는 기본으로 웨이팅을 해야는 집.
바로 여주 천서리 '홍원막국수'다
지금은 광주-원주 고속도로가 생겨서 광주에서 출발, 홍천•이포 나들목을 통해 4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곳이지만 예전에는 주로 위에 적어 놓은 길..
즉, 여주 '해여림 식물원( 현,해여림빌리지)' 부근을 지나는 '상품리' 앞길로 댕겨야 했었다
3대째 운영하고 있는 그 집 '홍원막국수'가 이제 앞으로 3~4년 후면 100년이 된다고 하니
정말로 오~~~래 되긴 했다.
내가 그 집을 처음 알게 된건...가만있자.....언제더라....
음.......
좀 어렴풋해서 그해 연도가 정확지는 않지만 시간을 거슬러 내 나이 30대 초반 또는 20대의 말년 정도쯤
어느 더운 휴일날로 기억이된다.
그 젋은 시절...
나를 포함한 광주 역말(역1리) 친구들 여덟명이서 같이 아침 일~~찌감치 강원도 홍천강 강가(밤벌유원지 근처)에 가서 천렵을 했다
꺽지랑 쏘가리 잡고 다슬기도 잡고 매운탕 해먹고 철망에 삼겹살도 굽고 계란찜도 하고 마지막으로
안먹으면 서운할 라면까지 끓여먹고...그렇게 몇 시간 동안 천렵을 마치고는 다시 광주로 돌아오던
때였던 것 같다.
천렵지인 홍천강을 떠나 '양덕원리'로 해서 '용문면'으로 해서 이젠 막걸리로 유명해진
'지평면'을 지나 터덩터덩 털털털' 힘들어 하는 친구꺼 그레이스 봉고차를 타고
광주로 돌아오는길에 이포대교를 건너기 직전 차창밖 길가에 보이던 '막국수' 간판을 보고는
다들 약속구호라도 외치듯 "막국수 먹고 가자~~!" 고 해서 처음으로 그 집을 가봤던 것 같다.
지금 기억에도 그 예전의 그 집...막국수...꽤 맛있었다
수육도 맛있고 비빔막국수는 진짜 찐으로 맛있었다.
특히, 작고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 담아 내어주던 뜨건 육수는 한방울 안남기고 다 마셨다
(개인 취향이긴 할테지만 짭쪼름한 육수는 한컵 한컵 따라서..호르륵.. 또 호르륵...진짜 맛있었다..)
현재는 주차장도 별도로 확충하고 별관도 생기고 그 옆으로 면발을 생산하는곳인지
또는 대량 숙성하는 곳인지 궁금한 창고같이 생긴 곳도 있다.(예전에는 없었다)
홍원 막국수를 찾아오는 요즘 대부분의 식객들은 그집 별관으로 안내가 되고 거기에서 막국수를 먹고 가는것 같은데, 예전 그 당시에는 별관은 있지도 않았다
지금의 그 별관 위쪽으로는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으로 된 집건물이 있는데 거기가 내가 십수년전 처음 들어가 본 곳이다.
(지금은 거기를 '본관'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내부 모습을 아련히 기억해보면 .그냥 마루바닥 같은데 여기저기 다다닥 펼쳐놓여진 좌식 밥상(?)이 있었다.
수육과 막국수를 주문하고는 집 내부를 구경하듯 여기저기 쳐다보다 보니 처마 지붕끝으로는 새는
비를 막으려고 한것인지 햇빛을 가리려고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파란색 방수포 천막 같은것으로 지붕을
이어 연장한듯한 모습들이 보였것으로 기억난다.
그때도 손님이 많아서 앉을 자리가 부족해 우리 친구들 일행은 마루 끝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좁게좁게 앉아야 했었다
아무튼 그런 가정집에서 마루를 넓혀서 장사를 하는듯한 그런 막국수집 이었는데 ..
그때가 벌써... 대충 계산해도 25년 정도가 지났고 별관까지 지어야할 만큼 번창했다는게 참...
이 대목에서 그 동안 내가 나이가 참 많이 먹었고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는걸 실감하게 된다
(슬프게도 말이다)
그렇지만 그때 이후로는 한번도 안갔던것은 결코 아니다.
여러해가 지나가는 동안 그 동안도 수차례 댕겨오곤 했다.
천서리를 일부러 찾아 갈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었으니까..
총각때는 뭐..애인도 없고..혼자 무료한 주말에 혼자 차 몰고 드라이브 삼아서 한그릇 먹고 오기도 했다
돌아올땐 차안에 경쾌한 엘렌느의 샹송을 볼륨 크게 틀고 흥얼거리며 (꼴값을 떨며ㅋㅋ) 오기도 했다
또 직장 동료들과 갔던적도 있고 7년 전에는 울 노친네 두분 모시고 댕겨오기도 했다.
코로나가 퍼지기 직전에 거기를 다시 방문했었는데...
허.. 참...
꾸준하다는거...한결같다는거...
맛집으로 유명해지면 그거를 잘 이어가거나 지키지를 못하는것 같다.
맛이 입소문 나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돈을 확 벌게 되고 그렇게되면 식당이 작다고 공간을
확장하고 다시 인력을 늘리고 기계화하고 자동화 하고 그러다보면 그 예전의 훌륭했던 첫 맛은 ...
어느새 변해있고 사라져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면발이...달라졌다.
맛이 변했다고는 하지 않겠다.
어차피 메밀막국수 면 자체는 구수한 향이 날뿐 면 자체에 맛이나는건 아니니까
(면은 식감일 뿐 순전히 양념과 꾸미의 맛이 막국수의 맛을 결정한다)
메밀면은 메밀의 순도가 높을수록 쉽게 잘 끊어진다.
메밀만으로 면을 만들면 젓가락으로 들기만해도 그냥 힘없이 잘 끊어지기 때문에 약간 밀이나
전분을 가미해아 하지만 함유량에 주객이 전도가 되면 메밀국수가.....쫄~깃 해진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메밀국수가 쫄깃해서 맛있다고 한다.
쫄깃도 정도가 있지..사실, 메밀국수(막국수)는 쫄깃함을 느끼는 순간 이미 메밀막국수가 아닌 그냥 국수다.
암튼, 그 이후로 그 곳을 안가본지 한참 오래 되었는데 면발이 지금도 그대로려나??
그래도!
양념의 맛과 수육과 육수는 맛있어서 가끔 날 더워지고 여름이 되면 그 집 생각이 가끔은 나기도 할 것 같다.
이제 6월...
벌써 더위가 오고 있다.
이렇게 벌써 더우면 어쩌나..언제 한번 울 노친네 모시고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맛보다는 ..순전히 바람쐬는 목적으루 드라이브 삼아)
또 면이 쫄깃하면 .....뭐 어쩌겠's ...
글이 또 ...
젊은 시절 친구들과 홍천강 천렵..
유명해진 홍원막국수를 우연히 처음 갔었던 야그..를 하다보니 거기가 이젠 변했다는 얘기까지 하게 된다
그럴 의도는 아니였는데 ...
그래도 아직까지도 인파로 붐비는 맛집이라 하니 더워지면 한번 가보는거..어떤지...
슬슬 더워지는 계절.. 시원한거 먹고 경쾌하게~~~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