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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다를 건너갔던 노란나비가...」

- 바다를 건너갔던 노란나비가 울안에 개나리로 피었구나

by 고 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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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노랗도록

배곯이에 물을 켜던

보리문둥이 입안엔


짐짓 토라지던

순이의

손 땀 젖은 감꽃 한줌


하나둘 실에 꿰어

촐랑거리던 감꽃목걸이가


노란 나비 떼로

화들짝 날아오른 날


볼거리보다

더 미운

감꽃을 지르밟으며


순이의

저승 가는 꽃길 되라고

눈물에 버무렸지


감꽃이 피어있을 땐

다시

사랑을 하지 않으려 다짐했는데


감나무 아래서

그만

일을 저질러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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