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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정희매 May 31. 2020

고정비가 부담되어 육아휴직 못하겠다면?

육아휴직으로 인한 가정 재정이 걱정되는 분들께

육아휴직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 중 경제적인 부분에서 부담감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 도움이 될만한 생활팁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자녀의 교육비가 많거나 기본적인 씀씀이가 큰 경우에 비하여 고정비가 높은 경우는 가장 지출 항목을 줄이기 힘듭니다. 교육비야 육아휴직 기간동안 눈 딱 감고 줄일 수도 있고 식비, 생활비, 꾸임비(의류, 미용, 화장품 등), 여행 경비 등은 마음만 먹으면 조금씩 줄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월세나 대출금으로 나가야 하는 고정비가 상당수 있고 육아휴직으로 인해 월급은 없어지고 육아휴직 급여 90만원 내외만 받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고정비, 너 진짜 고정이야?

첫번째 팁은 고정비 항목을 재확인 하는 것입니다.

내 지출항목을 하나씩 놓고 다시 살펴보세요. 내가 생각했던 고정비가 정말 옴짝달싹 움직일 수 없는 고정비인지, 조금은 운신의 폭이 있는 항목인지 말입니다.

저는 두번째 육아휴직때 당시 친정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회사 다닐때는 100만원 이상의 돈을 생활비와 관리비 면목으로 드렸고, 육아휴직을 하면서 100만원으로 조정하기로 친정엄마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몇달 지내다보니 그것도 너무 부담이 되어 다시 70만원 수준으로 2차 조정을 하게 되었지요. 초반에는 저 역시 친정엄마에게 드리는 돈은 절대로 줄이기 싫었고 이 항목은 제게 있어 엄연한 고정비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압박이되는 상황에 놓이고 보니 저도 결국은 부모님께 그런 제안을 하게 되더군요. 친정엄마도 상황을 이해하시고 흔쾌히 수락?해주셨어요. 늘 부모님께는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당연히 은행이나 집주인에게는 이런 협상을 하기는 힘듭니다. 육아휴직을 한다고 월세나 대출금을 줄여줄 은행과 집주인은 없겠지요. 그렇지만 저처럼 월세나 대출금 이외에 항목에서 고정비를 가지고 있는 항목은 없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일 수도 있고 적은 금액이지만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는 곳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1년이라는 육아휴직 기간동안만은 내가 지고 있던 짐을 살짝 줄여보는 것은 어떨지요?


2. 내 키다리 아저씨는 바로 나

육아휴직을 미리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드리는 팁입니다.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해서 급하게 준비하시거나 지금 육아휴직 중인 분들께는 해당이 어려운 항목임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고정비를 절대 줄일 수 없는 항목이라면 내 스스로 고정비를 지탱해줄 지원금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입니다. 내가 1년 전부터 나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해보는 거예요. 바로 "예금을 이용한 풍차돌리기 방식"입니다. "적금을 이용한 풍차돌리기"는 워낙 재테크 책에 많이 소개되어 직접 해보신 분들도 있고 경험은 없으셔도 어떤 시스템인지 알고 이미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적금을 이용한 풍차돌리기는 매달 일정 금액씩 새로운 적금을 가입하는 것입니다.

첫달은 1개의 통장 10만원 불입

두번째 달은 2개의 통장에 10만원씩 총 20만원 불입

세번째 달은 3개의 통장에 10만원씩 총 30만원 불입...

이렇게 되면 1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처음 적금 넣었던 통장이 만기되어 돌아오기 때문에 120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13개월째부터 받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적금을 이용한 풍차돌리기 예시 (이자율 3.5% 일반과세 15.4% 적용)

이러한 시스템도 좋지만 총 시간이 2년이 걸리고 (정확히 23개월입니다.) 매달 불입하는 금액이 10만원부터 120만원까지 오르내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8~9개월부터는 부담감이 확 커지는데요.


육아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께는 기간은 1년으로 하고 매달 불입금액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예금을 이용한 풍차돌리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당연히 2년~3년 전부터 미리 준비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게 육아휴직을 결심하는 시점은 6개월 전이나 길어야 1년 정도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소 준비기간을 1년으로 잡고 가능한 준비시스템을 만들어 보았어요.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무엇보다 매달 불입하는 금액이 일정하다는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예금을 이용한 풍차 돌리기는 일정 금액을 매달 새로운 예금으로 들면서 1년 뒤부터는 다달이 만기가 되는 예금을 월급처럼 받는 것입니다. 그러니 13개월이 되는 시점을 본인이 육아휴직 하기로 예상하는 시점과 비슷하게 맞춰놓고 시작하면 좋습니다. 위에 예금을 이용한 풍차 돌리기의 경우, 처음 1년은 매달 평균 65만원을 그리고 나머지 2년차(11개월)에는 매달 평균 50만원을 납입하는 샘입니다. 총 납입 기간은 23개월이지만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서 전체 납입 금액(14,400,000원)을 24개월로 나눠보면 600,000원입니다. 그래서 60만원을 매달 예금으로 들어보는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예금을 이용한 풍차돌리기 예시 (이자율 2.0% 일반과세 15.4% 적용)

실제로 납입 금액이 납입기간이 1년 걸리고 불입금액도 일정하여 안정적인 가계운영을 할 수 있습니다. 적금시와 비교해 보면 적립기간과 납인금액 모두 1/2로 줄었기 때문에 당연히 만기원금으로 받는 금액도 절반으로 줄어들었지만 육아휴직을 1년 정도 앞둔 분들께는 이상적인 시스템이라 생각됩니다.


금리는 적금과 예금이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히 적금 금리가 좀더 높지요. 하지만 적금에서 제시하는 금리가 3.5%인 경우 1번째 불입하는 불입액에 대해서만 해당되는 것이고, 2번째 불입액은 불입액*3.5%*(11/12), 2번째 불입액은 불입액*3.5%*(10/12)... 의 이자가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수령하는 이자금액으로 따지자면 예금이자가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위의 예시에서도 보면 적금이자율은 3.5%, 예금이자율은 2%로 차이를 두었지만, 2년간 총 1400만원을 불입하여 받는 적금이자가 23만원인데 반해 1년간 총 720만원을 불입하고 받은 예금이자는 12만원이 됩니다. 따라서 표면적으로 적금 이자가 높아보여도 실질적으로는 예금 이자가 조금 더 높은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은행이나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자세히 비교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만, 요지는 예금이자가 결코 적금이자에 비해 낮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예금상품을 가지고 있으면 예금담보대출을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받을 수 있어서 급한 돈이 필요하게 되었을 경우 예금을 해지하지 않도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불입한 금액의 90% 가량을 대출 받을 수 있습니다.  


풍차를 만드는 예금금액이야 부담없이 20-30만원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조금 욕심을 부려 50-60만원 이상을 계획해 볼 수도 있습니다. 육아휴직을 예상하고 있고 고정비가 있어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여유자금을 활용해서 1번째 풍차 만들기부터 시작해보세요.

미리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육아휴직을 했을 때 내가 정한 이 금액의 값어치는 1.5배에서 2배만큼 크고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즉, 20만원은 40만원처럼, 50만원은 최초 70~80만원 처럼 유용하고 값지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쉽게 쓰고 있는 커피값이나 담배값, 자잘하게 지출되는 외식비 항목들을 줄여서 작은 풍차를 마련해 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20만원으로 풍차를 돌리다고 해도 준비기간이 2년이라면 육아휴직 기간에는 40만원의 월급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겠지요. 또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각자가 조금씩 절약해서 양쪽이 20만원씩 풍차를 준비한다면 1년 동안 40만원의 월급을 마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적금이나 주식 등을 이용해 목돈을 마련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목돈이 있는 경우 초반에 쉽게 써버리거나 여행 경비 등으로 한번에 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달 발생하는 고정비를 대비해서는 이렇게 매달 월급처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것이 훨씬 도움이 되고 안정적으로 가계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가지고 육아휴직을 내신 혹은 내실 멋진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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