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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델리러브 May 02. 2021

육아의 영역에서 막대사탕이 하는 일

애들은 왜 단 맛을 좋아하는가 ㅠㅠ

전투식량을 구비해 유격훈련을 떠나는 군인처럼 나의 가방 안엔 작은 막내 사탕이 있다. 그들은 항상 가방 깊숙한 곳에서 은밀히 숨어있다가 아이의 반응에 따라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한다. 그러다 결국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거나 놀이터에서 집에 가지 않으려 할 때 등장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탕을 받아 든 아이의 반응은 한결같이 평화로워지기 때문이다. 간혹 입맛에 맛지 않아도 야외에선 그럭저럭 목으로 넘긴다. 과도하게 울다가도 사탕이나 젤리를 받아 들면, 울음을 멈춘다. 그래서 외출 시 간식거리가 필요하고, 가루가 나오는 과자보단 막대사탕이나 젤리가 필요한 순간이 반드시 온다.


단맛의 주전부리가 등판하느냐 안 하느냐는 사실 아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선발대로 나올지 후반전에 등장할지 작전을 짜는 건 엄마의 몫이다. 사실 엄마들도 안다. 아이 건강에 좋지 않음을. 게다가 단 음식 많이 먹으면 아이가 신경질적인 성향이 된다는 어느 기사도 있었다. 그럼에도 마트에 가면, 사탕과 젤리를 구비한다. 그만 사라는 남편의 잔소리에 머리로는 수긍하지만, 자연스럽게 손을 뻗는다.  어쩌면 유아용 젤리나 사탕은 엄마들을 위한 육아용품이 아닐까.


내가 처음 하리보 곰돌이 젤리에게 손을 뻗은 , 이제  4살이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가야  일이 생겼을 때이다. 나는 조마조마했다. 차가 막히면 오래 걸릴  있는 거리라 아이가 지칠 수도 있어 선제적으로 젤리를 구비했다. 아이가  안에서 도저히 달래지지 않을  사용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젤리를 준비한 것이다.


육아에 있어 떼쟁이들을 위한 달래기권법에 쓰이는 달달구리들. 특히 작은 봉지 안에 곰돌이를 애정 한다. 그들은 과하지 않은 양으로 아이를 달래기에 적절하다. 젤리 봉지가 너무 크면 안 된다. 아이들은 봉지를 집어 들면, 그 자리에서 다 먹으려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집에서는 그릇에 담아주면 되지만(요즘엔 이것도 잘 안 통하지만), 밖에선 불가능하다. 그땐 작은 봉지에 포장된 곰돌이 젤리가 더 유용하게 쓰인다. 물론 먹이면서도 생각한다.


'한 봉지만 주자. 저녁 못 먹는다'


속으로 되뇐다. 다 먹으면 바로 하나 더 달라고 할 텐데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 바로 아이가 치고 들어온다.


"엄마 하나 더"

"하나만 가지고 나왔네. 어떻게 하지?"

"다른 거 줘!~~~~"


어느 날을 시크하게 넘어가기도 하는데, 어떤 날이 다시 떼를 부린다. 하나  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방을 뒤지는  다가 마지막 하나라며 힘들게 하나 꺼낸다.


사탕이나 젤리를 입에 오물오물 넣고 다시 놀이터로 뛰어간다. 지치지 않고 밖에서 노는 아이. 아이의 체력 이면엔 젤리는 고당도의 에너지 충전식품 있기에 가능한  아닐까. 잠깐의 간식타임을 마치고, 아이는 오늘도 6 넘어서까지 놀다가 집으로 향했다.


'온몸을 쓰고 놀았으니 오늘 밤엔 좀 더 일찍  자주라.'


나는 속으로 바랬다. 그러나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아이는 11시가 다 되어서 눈꺼풀이 땅으로 꺼질 때까지 놀다 잠이 들었다. 어쩌면 이게 바로 달달구리의 파워인가.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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