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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계 연구소 Sep 25. 2020

나의 첫 우중주(雨中走)

너는 생각하지마. 생각은 내가 하니까.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비를 참 좋아했다 그리고 비오는 날을 참 좋아했다. 한창 운동을 좋아했던 중학교 때는 비가 오면 일부러 급하게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빗속에서 축구나 농구를 했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비오는 창밖을 보며 연습하는 것이 좋았고 비오는 날에 극장이나 카페에 가는 것도 좋아했다. 비오는 날의 커피 한잔과 담배는 또 어떻고, 하루의 끝에 냉동실에 넣어 둔 맥주 한캔은 얼마나 멋진가. 가끔 폭우가 시원하게 오는 날이면 집에 돌아오자마자 빨래통에서 옷을 꺼내 갈아입고 집앞에 나가 미친놈처럼 방방 뛰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기도 하고 했다.


나의 독일 첫 도시는 함부르크였다. 단언컨데 함부르크보다 궂은 날씨의 도시는 드물것이다. 원래 독일의 가을 겨울에는 해있는 날 보기가 힘든것도 있고, 바다 근처라 그런지 일분 일초 어떻게 변할지 알 수도 없었다. 내 기억에는 매일 적어도 보슬비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그 때 유럽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바람막이를 입고 다니는지, 안경 보다 콘택트 렌즈를 선호 하는지 등등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나는 점점 비 오는 날이 지겨워졌다.


오늘은 나의 매일 달리기 23일째 날이다. 아침 달리기는...며칠째였더라... 아무튼 그렇다. 그리고 오늘 비가 엄청 오고있다. 그리고 앞으로 며칠동안 비가 올 것이다.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가야 하는데 솔직히 좀 많이 귀찮기도 하다. 넘어지면 어떡하지 감기 걸리면 어떡하지? 그럼 오히려 더 않좋은건데...다녀와서 옷이나 신발은? 내일 또 뛰러 나갈 때까지 마르나? 등등 생각이 많아진다.


그냥 그 때 빨래통에서 아무옷이나 주워입고 나가서 바닥에 뒹굴 때 처럼 나가야겠다. 분명 기분이 좋아질꺼야! Goodday!!!




이미지 : https://pixabay.com/ko/photos/도약-웅덩이-물-젖은-소년-128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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