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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계 연구소 Sep 24. 2020

당신의 선택이 무조건 맞다

단지 게으르지 말것

나만 그런 건지 다들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옛말에 틀린 말 없다더니...'라는 말을 어릴 때 많이 들어봤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사춘기 무렵부터 20대 중반 정도까지 고깝게 들렸다. 나에게 '제발 좀 남들이 하던 대로 해라'와 다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일면, 아니 많은 부분 동의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오늘 하려던 얘기는 좀 다른 관점이니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그렇다면 왜 옛말에는 틀린 게 없을까? 


선조들의 지혜라던가 경험의 축적이라던가 하는 이유들이 있겠지만 또 하나 아주 큰 이유는 옛말 혹은 격언이라는 것이 한쪽에만 치우지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같은 질문에도 다른 대답을 하는 공자의 일화처럼 말이다. 혹시나 못 들어본 사람들은 위해 공자의 일화를 짧게 짚고 넘어가면 이렇다.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라는 염구의 물음에 “바로 실천해야 한다”라고 대답하고, 같은 질문을 자로가 했을 때는 “아버지와 형이 있는데 어찌 바로 실천하겠는가?”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를 이상히 여긴 자화가 물었다. “어찌 같은 질문에 다른 답변을 하십니까?” 그러자 공자는 말했다. “염구는 머뭇거리는 성격이므로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용감하므로 제지한 것이다.”  


옛말이라는 게 돌다리를 두드려 보라더니 쇠뿔도 단김에 빼라 하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더니, 까마귀가 검기로 속도 검냐고 한다. 이거 왜 이럴까요? 


우리가 삶에서 무엇을 결정함에 있어 정해진 답이 없다는 뜻이다. 


너와 나에게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르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나'를 잘 아는 것이고 상황을 잘 판단하는 것이며, 심사숙고와 결단의 타이밍을 잘 아는 것이다. 그리고 결단을 내리면 그 선택이 종국에 - 삶의 끝에서 봐야 알 수 있는 결정들도 있을 것이다- 가서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이다. 그 와중에 그때의 선택을 유지해야 하는지, 일부 수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면 교체해야 하는지의 길 앞에 수없이 서야 한다. 


지금은 나에게 참고 견디며 부수고 나아가 나의 한계점을 올려 낼 시간인가? 아니면 한 숨을 돌리고 나를 회복시키는,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시간인가? 비단 그뿐 아니라 우리는 이 두 가지 극단의 선택 사이 또 무수히 많은 절충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너무 오래 고민하지는 말자. 단지 선택에 맞는 행동을 하는데 게으르지 않아야 할 뿐이다. 그래야만 그다음의 기로에서 또 좋은 결정을 더 쉽게 내릴 수 있다. 거침없이 더 나아갈 것인지, 수정할 것인지, 선회할 것인지. 


오늘은 그 길로 더 가볼 생각이다. 다만 좀 여유 있게. 나에게 더 집중하면서.  





이미지 : https://www.instagram.com/cx3_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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