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tgrim Aug 10. 2018

뜨거운 계절, 이 시절.

죽는 꿈을 꾸었다. 엄밀하는 죽어가는 느낌의 어떤 기분을 잠시 느낀 꿈이었으리라. (죽는게 무엇인지 경험한 바가 없으니, 죽는 꿈은 꿀 수가 없구나)


그렇게 눈 뜬 아침은 어제 아침과 다른 의미가 된다.

비록 꿈속에서 감각없이 흘린 피와 눈물이었더라도, 막 눈 뜬 순간은 온 피부가 아픈 것 같은 짧은 기억의 온기가 남아 있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덤으로 더 산다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아침에 마신 커피는 더 향기로웠고, 운전하며 들은 라디오 음악은 더 감미로웠고, 계단을 오르는 발등 위로 떨어진 오후 햇살은 더 따뜻했고, 막 샤워를 마치고 젖은 피부로 “엄마 사랑해~!”하며 와락 안기는 딸 아이의 품은 더 사랑스러웠다.


지난 몇 주 동안, 나는 조금 애매하게 아픈 일들을 경험하는 중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조금은 더 뜨겁게 나의 가족들과 진심으로 애정하는 나의 지기들에게 더 뜨거운 사랑을 경험하는 중이다.


남편의 명예를 위해서 아니라 너의 명예를 위해 그렇게 화를 내는게 아니냐고 어떤 이가 빈정거리며 물어왔다. 물론 한 대 바로 쳐 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명예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명예를 위해 험한 소리를 참았다. 아, 꼭 하고 싶었던 말을 면상에서 못했는데, 여기라도 써봐야겠다.  “그러는 너에게는 너를 위해 울고, 너를 위해 화내며, 너를 위해 생활의 전부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있나?”


내가 곤란한 일이 있을 때마다 언제나 내밀어주었던 남편의 따뜻한 손을 기억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겠나. 방패. 그 어떤 상황이라도 말이다.


폭염으로 기록되는 이번 여름처럼, 어떤 뜨거운 시절이 나와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나의 보석 같은 두 아이들 사이로 흐르고 있다. 뜨거워서 다행이다. 이 여름이, 우리들의 사랑이.

매거진의 이전글 놓쳐서는 안 되는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