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소설> - 러브 옵져버

3분만 앉아 쉬다 가실래요?

by 신하영









<3분 소설> - 러브 옵져버




















Love Observer






12월. 눈꽃이 하늘 가득 뿌려지던 날.


오늘 역시 세상에는 많은 이별과 사랑, 그리고 시련과 행복이 생긴다.


공기 중에 퍼지는 은은한 감정의 섞임은 너무나 자연스레 나의 콧속으로 들어온다.





"스으으으읍.."





아무런 냄새는 없지만 이건 어떤 이의 한숨과 행복한 웃음에서 나오는 기쁜 숨이 섞여있는 게 분명하다.


오늘은 어떤 커플을 볼까?








.








어, 저기 저기 전봇대 밑에서 싸우는 커플이 있다.


이렇게 추운 날에 코가 빨개진 채로 이리저리 손짓을 하는 게 아주 꼴불견이군.


흠 보자.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길래 여자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






한 번 들어나 볼까?






.






"내가? 내가 그랬다고? 누가 그러는데?"



"희정이가 그렇게 말했다고! 걔가 거짓말할 애야?"



"하, 너는 내 말은 안 믿고 친구 말은 듣는다는 거야?

세상에 흰색 스웨터 입은 애가 한 둘이야?"



"그것보다 그 자리에 네가 없었던 건 확실해? 너 그쪽에서 놀았다며

그리고 희정이가 네 얼굴을 아는데 설마 거짓말하겠어?"



"하.. 진짜 돌아버리겠네."




두 손으로 머리를 흐트리는 걸 보니 진짜인가?

진짜면 여자는 큰 실수야. 저렇게 쏘아버릴수록 남자는 진심으로 여자친구의 존재를 피곤해하거든





"왜? 할 말 없어?"



"야 김희원."



"왜?"



"너 나 믿어?"





오케이!

여자의 동공이 흔들린다.

그래 저렇게 확고하게 나가야 상대방이 자기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 생각하지.





"아니. 난 지금 네가 하는 말들 다 거짓말 같아."



"도대체 무슨 증거로 그러는 건데?

희정이가 진짜 정확하다는 걸 어떻게 확인하냐고?"



"내가 전화해 볼 테니깐 너 딱 기다려."





여자가 전화를 건다.


오호라. 남자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데

무슨 뜻일까?





"여보세요? 어, 나 희원이. 어디야?"



"......"



"다름이 아니고 너 지호 봤다고 했잖아 그거 진짜 확실한 거 맞지?

응, 응. 거기 사거리 쪽에서 여자랑 가는 거 확실히 봤다고 했잖아."





남자의 거짓이 확인될수록 여자의 얼굴엔 강한 주름이 잡혔다.

확실하게 잡아낸다는 뜻이군






"고마워. 응? 아니, 그냥 물어보는 거야.

그래야 확실해야 잡을 수 있으니까. 응 알았어 고마워."



"뭐라는데?"



"확실하다잖아! 하얀색 스웨터 입고 검은색 바지에 워커! 말만 들어도 너잖아!!"



"하... 참..."



"인정해 이제."



"아, 인정 인정."





응?

인정? 여기서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인가?

하긴, 이 정도면 인정하고 사과해서 마음 풀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아니면 헤어지거나





"그딴 인정 말고 사과해!"



"아, 그래 미안해. 어제 여자랑 놀았어 미안."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네.

다른 여자랑 논 건 사실인가 보구나 허.





"뭐라고? 진짜 너 미쳤구나.."



"아 도저히 못 참겠네. 야 너 어제 그 여자애 누군지 알아?"





응?

이거 기운이 조금 이상한데?




스으으읍.. 하..




공기가 탁해 아주 질이 나쁘네.

그것보단 여자 얼굴이 사색이 됐잖아?






"뭐? 누군데?"



"내 입으로 말하긴 그런데."



"누구냐고!!!"





오케이 빙고!





"네 친구 희정이."



"뭐?!..."





여자의 얼굴이 완전히 잿빛이 됐구나! 주변이 온통 눈이라서 더 선명한 건가?

이 좋은 날에 바람을 맞았어.

아무튼 이거 대박인데? 나도 상상조차 못했어 하!

그것보다 남자 자식 입술 끝이 파르르 떨리는 게 자기도 못된 짓 한 건 알고 있나 보네.





"미친 새끼.."



"....."



"미친 새끼 하, 미친.. 하.. 아!!! 언제부터?"



"그때 술같이 마시고 2주 전부터."



"아.. 내가 뭔가 이상하다 했어. 같이 마시자는 게 아니었는데.

아니 그냥 필요 없어 꺼져. 애초부터 너 같은 새끼는 만나는 게 아니었어. 내가 미쳤지."





여자는 금방이고 울음을 터트린다.

그래 그렇게 믿었던 놈인데 이렇게 뒤통수를 때리다니


남자는 고개를 떨구네?

가만히 보자.. 입꼬리가.. 올라가 있나?

아이고..

그건 아니네, 다행이다. 그래. 세상에 그런 사이코패스는 없지.





"미안해."



"꺼져 벌써 마음 정리 다됐으니까. 너랑 그년은 언젠간 천벌 받을 거야. 미친놈.."





여자가 울며 가녀린 손으로 남자를 때린다.


그래 그렇게 세게 쳐야 집 가서 조금이라도 덜 울지

그래 한대 더 때려버려!

짝! 짝! 옳지 내가 속이 다 시원하네!





"미안하다.."



"입 다물어 새끼야. 진짜 한 대만 더 맞아라."



"......"



"진짜 내가 복이 없어도 더럽게 없지.

뒤통수를 두 번이나 맞고 하.. 아!!! 열 받아.

너 이 새끼 다신 눈 앞에 나타나지 마. 둘 다 죽여버릴 거야.

그러고도 잘 만날 수 있을지 두고 보자."





마지막 뺨!

좋아 좋아. 그래 그 상태로 어디 갈거니?

집에 가서 울면은 아주 그냥 죽을 맛일 건데..


남자는 떠나는 여자의 뒷모습을 아주 씁쓸하게 쳐다보네.

너도 이런 상황은 원치 않았을 텐데 말이지.



심심한데

오늘은 이들의 행방을 한 번 지켜나 볼까?







.







"스으으으읍~"








아 공기 좋다.

그래 결국엔 그런 거야.

남자 너는 말 안 해도 희정이를 만나서 울상을 지으며 니 뜨거운 뺨에 여자 손을 갖다 대고

여자 너는 집에 안 갔구나.

아는 남자애 만나서 술 마시고 너의 큰 가슴을 내밀고 있네?


오늘 밤 즐겨 그래


그래야 내가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으니까.




건투를 빈다.


둘 다





어차피 얕은 물에 물고기들은 결국은 다 피라미들 뿐이지.
























p.s

연인 사이에서는 적어도 이런 짓은 하지 말아요.


그대들의 사랑에 건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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