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소설> - 니스의 밤
두 번째 이야기

3분만 앉아있다 가실래요?

by 신하영











니스의_밤.png



















니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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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했던가

나는 머리를 쥐어 잡고 내가 왔던 길을 머릿속으로 되새겼다.

이런 바보! 바로 뒤따라갔어야지



사방으로 고개를 돌려 봤지만 이미 그녀는 사라지고 난 뒤였다.



보자 보자.. 가디 발디 광장이 어디 쪽이었더라..



일단 죽어라 뛰었다.

혹시나 그녀의 뒷모습이라도 볼 수 있을까 봐

하지만 드넓은 광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를 즐기고 있었다.

음악이라 음악..



니스는 거리 곳곳에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버스킹을 한다.

이렇게 날씨가 좋다면 더더욱 많겠지 않겠는가



그런 시답지 않은 힌트로 이 넓은 곳에서 당신을 찾을 수 있겠느냐마는

난 오늘 밤을 걸고 당신을 찾고야 말겠어.



알 수 없는 오기에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다시 한 번 당신을 만난다면 절대로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을 거야

어디서든 꼭 기다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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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내가 좋아했던 그 청년에게 가보기로 했다.

그곳이라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이미 Bar에서부터 했었다.

서둘러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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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있었다면 좋았겠다만 지금 내 체력은 무한이라고 보면 된다.

난데없는 질주에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받았다.



마세나 광장 쪽에 도착하니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 길로 쭉 그 청년을 찾았다.





"어, 저기 있다."





청년은 아직까지 낡은 기타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정말이지, 대단한 녀석


일단 주변을 살핀다.

하얀 셔츠에 바다색 치마. 하얀 셔츠에 바다색 치마.


역시 보이지 않는다.

애초부터 이 친구에게 온 것부터 문제였을 거다. 당연히 여기 있을 리가 없지!

음악 소리가 들리는 곳은 모조리 가보겠다고 이미 마음먹었다.

죽어라 뛰고 찾은 건 이제 겨우 한명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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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비비고 다시 발을 움직인다.

수백 명의 사람 중에 한 사람을 찾는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어디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한번 눈에 익힌 사람을 찾을 때 인간의 눈은 레이더가 된다.'




그렇다.

8일 동안 니스에 있으면서 난 도시 곳곳을 누볐다.

그러니까 머릿속에 어느 정도의 지도는 그려진단 말이다.



아티스트들은 대체로 해변가 쪽에 자리를 잡는다.

음악을 들으러 간다는 것은 분명 버스킹을 본다는 뜻이 아닐까?

만약 공연이 있는 Bar에 들어간 거 라면 그녀는 짓궂다 못해 나쁘다고 할 수 있겠다.

아니라고 믿기에. 그래서 나는 해변가를 향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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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셔츠에 바다색 치마라는 말을 계속 중얼거린 탓인지 목이 말랐다.

사실 많이 뛰어서 그런 거겠지만.



해변가를 거닐며 아주 천천히 눈을 굴렸다.

단 한 사람이라도 놓쳐선 안됐기에 발걸음의 속도도 최대한 낮췄다.



중간쯤 왔을 때 들린 건 전자첼로음

갈색 셔츠를 입고 긴 머리를 묶은 남자가 예술적인 자세로 첼로를 연주하고 있었다.

음색이 하도 좋아서 나도 모르게 초점을 흐리고 귀를 기울였다.



근데 보인다.

하얀 셔츠에 바다색 치마가





오..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머리를 풀고 있다. 생각보다 머리가 길어서 순간 헷갈렸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녀가 맞을까?

만약 아니라면 바닥에 주저앉아버리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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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뒤에 서서 고개를 내밀어 얼굴을 확인했다.





"어머! 깜짝이야."



"하... 진짜 당신.."





자동으로 머리가 뒤로 젖혀졌다.

불규칙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마른침을 삼켰다.





"어떻게 찾았어요?"



"음악이라고 했잖아요. 근데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이 넓은 곳에서 어떻게 찾으라고.."





머리를 푼 게 더 예뻤다. 아니, 다시 봐서 그런가?

날 보며 웃는데 양볼에 들어가는 보조개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반가운 마음에 금방이라도 세게 안아주고 싶었다.





"니스에서 음악이면 당연히 해변가 아닌가요?"



"알아요. 근데 당신이 광장에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 그래서 다녀왔죠."



"약간 기대는 했는데 막상 오니깐 기분 좋네요.

한숨 돌리고 이거 마셔요 하루 씨."





나에게 맥주캔을 건네준다.


레페브라운


이 여자 설마 이 맥주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거의 원샷하듯 캔을 비워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그녀는 후후 웃는다.





"되게 힘들었나 봐요. 매너 없게 다 마셔버리다니."



"레페브라운. 제가 여기 와서 하루도 빠짐없이 마신 맥주예요. 고맙네요 마침 마시고 싶었는데.

맥주는 제가 새 걸로 대접하죠."



"알겠어요. 일단은 음악 감상마저 할까요?"



"네."





그 상태로 곡이 끝날 때까지 소리 없이 음악 감상을 했다.

곡이 끝날 때쯤 내 숨은 안정되었으며

박수를 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도 힘껏 박수를 쳤다.

좋은 음악 감상이었다. 물론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 버스킹이 보고 싶었던 거예요?"



"네. 이 분도 사실 여행객이에요. 오늘이 니스에서의 마지막 공연이라고 했거든요.

여행 내내 들었던 연주라 안 올 수가 없더라고요."





그녀는 클러치에서 지폐를 꺼내 빈 첼로 집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서로 가벼운 미소를 주고받는다.


나 또한 이런 경험을 몇 시간 전에 겪었기에 더욱 그녀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제 갈까요?"



"네. 근데 어디로?"



"제 맥주 다 마시셨잖아요."





뒷머리를 긁적이고 먼저 걸어가는 그녀를 뒤따라갔다.



니스의 거리는 마치 황혼 같다고나 할까?

밤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주홍 불빛들이 거리를 비춘다.

오히려 낮보다 더 밝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슬며시 불어오는 바람은 그녀의 머리를 휘날리게 했다.

아름답다.

그리고

정말 아름다운 니스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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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의 인연이라...

생각지도 못한 만남은 인생에 활력을 불어준다.

여행 내내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이토록 사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은 처음이다.

여행에서 만나서 연인이 됐다고 말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까?



우린 비록 오늘 만났지만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귀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한마디 한마디 신중히 내뱉고 내 모든 사력을 다해 그녀를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나 자신에게 파이팅!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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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Liens' Bar로 돌아왔다.

다른 곳을 갈 수 있었지만 나도 그곳에 대한 아쉬움이 큰 터라 그녀의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에메랄드 빛 소파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주문했다.

전에 그녀가 가리킨 액자를 다시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For stranger'




꼭 마법이 이루어진 기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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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여행 내내 듣던 버스킹이 있어요. 안경 낀 청년인데 기타를 연주하거든요.

그걸로 피아노 연주곡 같은 걸 치더라고요. 손이 얼마나 빠른지."



"아, 저도 본 거 같아요. 그 기타에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네 맞아요.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돈을 주고 왔죠. 혜선 씨처럼."



"잘했어요. 저는 정말 그 연주 덕분에 이 여행이 완벽해졌다 생각해요.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들 거 같아서 오늘 아침부터 생각해왔어요.

이제 다시는 못 듣겠죠?"



"못 들어도 이 세상에 좋은 음악은 많잖아요. 안 그러면 녹음이라도 해놓으시지."



"그건 뭔가 그 사람 영역에 침범하는 기분이라 싫어요. 그냥 입으로 흥얼거리면서 기억하려고요.

근데 하루 씨는 언제 귀국하세요?"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왔다.

내일 귀국이라고 하면 단 하루의 인연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순 없지 않은가?

일단 맥주 한 모금을 마신다.





"저는 일단 내일 돌아갑니다."





'일단'이라는 단어를 붙인 게 우스꽝스러웠는지 그녀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일단이라는 말은 뭐예요?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 벌써부터 아쉬워서 그래요."



"여행이요?"



"아니요. 그쪽이요."





이렇게 바보가 된 이상 더 바보가 된다고 문제가 있을까 싶었다.

그녀는 부스스 웃으며 맥주를 넘겼고 다시 입을 열었다.





"하루 씨 되게 저돌적이시네. 제가 여행에서의 첫 한국 여자 맞아요?"



"어떻게 말해야 진실 같을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그 말하는 게 진짜 같으니깐요. 근데 저도 3일 뒤에 귀국해요.

여행을 30일로 계획했었거든요. 마지막 도시는 파리였는데 다시 니스로 와버려서 계획이 흐트러졌어요.

그래서 이틀만 묵으려고요.

내일 파리로 갈 거예요."



"그렇군요. 그 마음 저도 잘 알죠.

근데 사투리를 안 쓰시는 걸 보니 서울 사람 같아요."



"네 맞아요. 서울 사람. 하루 씨는 혹시 부산?"



"고향은 부산이죠. 지금은 일 때문에 서울에서 지내요."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같은 서울이고 또 3일 뒤에 귀국이라니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옥 같겠지만 정말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뭐 어차피 그녀가 부산에 살았어도 난 날름 기차표를 끊었을 것이다.





"어쩌면 동네 주민일 수도 있겠네요.

하는 일은 어떻게 돼요?"



"가구 디자이너요. 지금 앉아 있는 이런 소파나 테이블 같은 것도 만들고 주문제작도 가끔 하고 그래요."



"멋진데요? 디자이너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예술가잖아요."



"예술가의 필수 조건이 창작의 고통이라면 맞다고 할 수 있죠.

혜선 씨는 무슨 일 하세요?"



"저는 작게 쇼핑몰 운영하다가 정리하고 여행 왔어요.

돌아가면 뭐할지 고민해봐야죠. 사실 오래전부터 이런 가게를 운영하는 게 꿈이었어요.

여기가 좋은 이유는 아까 말했듯 칵테일이 맛있는 것도 있지만 분위기가 거의 기절 수준이잖아요?

가만히 앉아있어도 고풍스러워지는 그런 느낌이 정말 좋아요. 이런 음악과 맛있는 술 그리고 재밌는 대화만 있다면

더 이상 뭐가 필요하겠어요? 저는 이런 걸 제 일상으로 삼고 싶어요."





정말이지, 로망이 가득 찬 여자라고 생각했다.

의자에 팔을 기대고 고개를 약간 기울여 말하는 모습은 정말 이 가게와 어울렸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고개를 돌려 가게 구석구석을 눈에 담았다.

한국에도 이런 가게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만약 그녀와 한국에서 보게 된다면 꼭 비슷한 곳을 찾아 데리고 가야지






"좋은 감성이네요.

전 줄곧 이런 곳은 센티하여지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거 같아요.

가구를 만들다 보면 아주 예민해질 때가 있죠.

그래서 종종 혼자 있길 원했는데 혼자 있다 보면 또 쓸쓸하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지..

저한테도 어떤 공간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

이 리치이고 저리 치여도 그 공간에만 가면

탁, 하고 마음이 놓이는 곳 말이에요."



"음.. 아니라는 걸 이제 아셨으니 돌아가시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쉬운 일이 아닌 건 알지만 하루 씨가 느끼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필요는 없잖아요.

예민하다는 건 분명 짜증을 낸다는 뜻일 거고.

친구들한테는 하도 하소연을 많이 해서 하기 싫은 거겠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한테 피해는 주기 싫고

그걸 받아줄 수 있는 애인이 필요한 거네요. 안 그래요?"



"정곡을 찌르시네요."



"이해하니깐요. 저도 그렇거든요."





그러고 보면 그녀와 닮은 점이 참 많은 것 같다.

여행과 음악, 맥주 그리고 살면서 느꼈던 몇몇의 감정들

진심으로 공감의 고개를 끄덕인 적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근데 나

그녀와 대화를 나눌수록 점점 늪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헤어 나오기 싫었기에 차분히 그녀와 눈을 마주쳤고 우리는 남아 있는 맥주잔을 천천히 비워냈다.





"한 잔 더 마실까요?"



"좋아요. 근데 칵테일을 좀 마셨으면 하는데."



"좋죠. 같은 걸로 주문해요 혜선 씨."




그 후로 몇 잔의 칵테일을 더 마셨는지 모른다.



서로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취미나 연애 심지어 어렸을 적 숨기고 싶은 기억까지 말해버렸다.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가게를 나섰을 때 우리는 조금 취해있었고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어있었다.



도시가 잠들었다.

조용한 거리에 몇몇 사람들이 보였지만 그들도 이 도시의 고요함을 즐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여행의 마지막 밤



나는 이렇게 한 여자에게 빠져버렸고 지금 그녀와 낯선 도시를 걷는다.

적당한 술기운에 이미 내 기분은 최상이 되었고

그녀 또한 발그레한 얼굴도 하얀 치아를 보이며 내게 미소를 보여줬다.



우린 다시 해변가를 걷는다.



"호텔까지 데려다줘도 돼요?"



"그래 주신다면 제가 감사하죠."



"오늘 즐거웠어요."



"정말요?"



"네. 정말 진심으로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근데 저 할 말 있어요."



"네. 말해주세요."



"아까 말하다 까먹은 게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연애의 전제 조건은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나이가 들수록 인연이라는 건 점점 멀어지잖아요?

알 수 없는 인간관계. 전투적인 일상. 여기서 분명 무언가를 갈구하곤 있는데

나 자신도 모르면서 어떻게 남을 알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그래서요..?"



"근데 오늘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그냥 그렇다고요."



"제가 할 말을 대신 하시네요.

혜진 씨를 못 찾았다면 지금쯤 침대에서 울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지금 술이 조금 들어가서 하는 얘긴데 농담으로 받아들이진 말아주세요."





심장이 미친 듯이 떨렸다.

과연 어떤 말을 할까?






"별건 아니고. 내일 점심 같이 먹어요.

저기 보이시죠? 초록색 간판. 저기 파스타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아직 못 갔어요.

내일 10시에 저 가게 앞에서 볼래요?"






황홀하다.

황홀하다. 정말 이런 게 황홀하다는 느낌인가

감격스러움에 손으로 벌어진 입을 틀어막았다.

손가락 사이로 웃음소리가 스르르 빠져나온다.






"싫어요?"



"아니요. 무조건 좋습니다. 10시에 봐요."



"늦지 마요 하루 씨. 저는 여기서부터 혼자 걸어갈게요. 호텔이 바로 앞이거든요.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우리는 마주 보고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몸을 돌렸지만 나는 아직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혹시 비틀거리진 않는지 아니면 내 모습을 한번 더 봐주지 않을까 하고.



근데 갑자기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이 생각났다.





"저기! 혜선 씨!"



"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네."



"아까 바에서 나갈 때 했던 말 무슨 뜻인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내 질문에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곧장 목소리에 힘을 주어 내게 말했다.





"Si Dieu le veut, un jour on se reverra.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겠죠 라는 말이었어요.

잘 가요."






다시 멀어져가는 그녀를 보며 나는 분명 사랑에 빠짐에 확신했다.

그녀가 호텔로 들어갈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정말이지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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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인연이라는 건 내가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난 오늘을 내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할 것이다.



호텔로 걷는 길



나는 오늘 쇼핑을 하지 않은 것에 처음으로 후회를 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나를 꾸미기로 하자.

















3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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