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의 저주"를 벗어나고 싶다면 어두운 터널을 지나자

by 태준열

나는 어릴 때부터 딱히 잘하는 게 없었다. 그렇다고 아주 못하는 것도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언제나 "중간"이었다. 심지어 삼 형제 중 둘째다.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를 생각해 보면 두루두루 어느 정도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오케이, 나쁘지 않았고 딱히 불만은 없었다. 공부도 그냥 어느 정도 했고(그렇다고 잘 한건 아님), 운동도 어느 정도, 노래도 어느 정도, 악기도 어느 정도, 말도 좀 하고, 글도 좀 쓰고, 심지어 영어영문학이 학부 전공이었지만 영어도 그냥저냥 할 정도였다. 군대에서는? 역시 못하는 것도 없지만 특별나게 잘하는 것도 없는 딱 중간이었다(헌데 웃긴 게 여기서는 중간이라고 엄청 칭찬 받음-나대지 않지만 시키는 일은 잘한다나? ㅎㅎ)


나의 중간은 계속 이어졌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아주 잘 하는 것 같진 않고...과장에서 좀 빨리 팀장이 되긴 했지만 상황상 어부지리로 된 것 같고.....

아무튼 내가 생각하는 나는, 이 "중간"의 저주(?)에서 어지간히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 같다(지금도 여전히 그런 듯?)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중간"이라는 벽을 넘어 "더 잘하는 영역"으로 가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 당연히 나도 예외는 아니다.


"중간의 저주"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는 중년의 나이에 그것도 지금에 와서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내가 아직 바라는 꿈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과 수많은 후회들, 그럼에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스스로의 위로와 희망이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는 그럴 수 있다. "이제 젊은 나이도 아니고 좀 현실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중간이 뭐 어때서? 꼭 잘해야 해?"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편하게 살어..." "사람에게는 각자의 그릇이 있어..""운이란 거 무시 못하더라.."


그래,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사람은 각자 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사니까. 그리고 중간이 나쁜건 아니다. 그 말들 다 인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보다 큰 열의를 가지고 내 노력을 퍼부어야 할 그런 일을 여전히 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나의 인생을 사는 의미이고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성공시키고 싶으니까. 중간의 삶이 더 나으냐 아니냐의 물음은 아니다.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계의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중간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가 "중간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수비적인 삶: My comfort zone(나의 안전지대)

원하는 것은 딱히 없어서 흥미가 있지는 않다. 그래서 어떤 분야든 집중하지 않았다. 잘하는 분야는 딱히 없다. 하지만 못한다는 소리는 듣기 싫어서 수박 겉핥기 식이라도 이것저것 공부는 한다. 좀 알지만 그렇다고 잘 알지는 못하는 것이다(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는 가능하지만 깊어지면 바로 다른 대화로 넘어가고 싶어 함)


2. 효과성을 따진다는 것이 오히려 "잦은 포기"를 불러온다: Effectiveness is not a short cut(효과성이란 지름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나는 효과성에 집착했다. 그래서 그런지 좀 하다가 느낌이 세~하면 바로 돌아섰다. 이 시간에 다른 걸 하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더 쉽고 "될 것 같은 것"만 찾아다녔다. 어려움 앞에서 돌아선 것들이 많았다. 그것은 사실 효과성이 아니라 잘 못하는 나를 방어하기 위한 핑계였을 것이다. 나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아도 잘할 때까지 계속 할 필요가 있었다(물론 지속할지 포기할지는 가치판단의 일이긴 하다)


3.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Keep going dark tunel(성공으로 가는 길에는 반드시 어두운 터널이 있다)

무언가를 잘하려면 고통을 맞닥드려야 한다. 잘하려면 내가 편하다고 느끼는 "안전지대 comfort zone"를 벗어나야 한다. 반드시 "잘 안되는 시기"를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 경험이 올바른 피드백이 되고 그것을 토대로 더 나은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면 잘하게 되고, 잘하게 되면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잘 안 되는 시기, 잘 못하는 시기를 견뎌내지 못하면 나의 안전지대는 작은 영역으로 밖에 남아있지 못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이 중간계, "중간의 저주"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진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지난 몇년 동안 어두운 터널에 있었고 용케도 어둠을 피하지 않았다. 이제 나는 터널의 출구가 희미하게 보이는 지점까지는 온 것 같다.


중간의 저주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파도가 칠 때는 파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태풍이 불 때는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는 엑셀에서 발을 띄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파고가 왔을 때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멀리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홀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비련의 주인공이 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힘든 상황 일수록 당신이 있던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오늘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생각이 행동을 만들지만 행동도 생각을 만든다. 행동을 하면 움직이는 쪽으로 생각이 재배열되기 때문이다.

- 게리비숍 <시작하기의 기술>에서 인용, 일부 각색



"중간의 저주"를 벗어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어두운 터널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엑셀을 밟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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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태준열 리더십 코치의 리더십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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