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준열 Dec 04. 2024

부모 교육열이 높다는 말

요즘 아이들 학원 몇 개 보내요?


언젠가 지인이 나에게 했던 말이다.

아마도 큰 애가 중학교 다닐 때였던 것 같다.


"저는 자녀 교육열이 높아서....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학원에 많이 보내려 합니다. 지금은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교우관계도 그렇고 학습정보도 그렇고 다 뒤떨어져요!"

지인은 자신의 교육열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어느면으로 보면 맞는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학원비도 부담이지만 아이들이 뭔가를 일방적으로 주입받는 것 같아서 좀 탐탁지 않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있을까?.... 혼자 하든 학원에서 하 공부를 내 것으로 숙성시키는 시간이 필요할 텐데....그럴 시간은 있을까?


내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꼰대인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건 아닌 것 같다.

학원을 많이 보내는 게
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걸까?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가 있다. 그것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그리고 생각이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모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대학도 중요하고 직장, 직업도 중요하다.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도 중요하다. 누구나 말하는 행복한 삶의 조건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이루고 누리는 삶을 산다 할지라도 내면이 공허하다면 그 행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교육열이란,

자녀를 몇 개의 학원에 보내야 하는가 보다, "내 아이들의 내면은 건강한가?"먼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내가 바라는 대학교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결국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부딪치고 넘어질 것이다. 이때 내면의 힘이 가장 역할을 한다.


내 아이의 내면건강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1. 정서적 안정을 위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2. 부부가 어떻게 하면 평화롭고 서로 사랑하는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가장 좋은 자식교육은 부부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 아닐까?)

3. 어떻게 해야 아이들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을까.

4. 잘 못한 일에 대한 질책보다 잘한 일에 대한 칭찬, 작은 성공 기억하게 해 주기, 자신감 키워주기.

5.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걱정과 근심 하지 않기: 아이들 스스로 죄책감을 만들어 냄(아.. 내가 부모에게 기쁨을 주는 자식은 아니었구나... 항상 걱정을 안겨주는 자식이었구나)

6. 남과 내 자식들을 비교하지 않는 마음, 말, 행동(자식에게 패배감과 열등감을 심어주고 싶다면 계속 남과 비교하라)

7. 자립심.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보모는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나.

(내 말과 행동이 자식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빼앗는 것은 아닐까?)

8. 실수하고 실패해도 기다려주는 인내심(실패를 두려워해 도전 자체를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면 기다려주지 말고 푸쉬하라, 결과만 평가하라)

9. 부모로서 난 어떤 모범을 보여야 할까에 대한 성찰(마음에 드는 자식인가 보다 나는 괜찮은 부모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

10. 내 생각과 경험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겸손한 마음(사사건건 정답을 주려하는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11. 마지막, 자녀가 견딜 수 있는 좌절은 허용해 주기

(자녀가 감당할 수 없는 좌절감은 마음을 무너뜨리지만 감당할 수 있는 좌절감은 오히려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 준다)



우리는 교육전문가도 아니고 심리학자도 아니다. 우리의 삶도 완벽할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공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간혹 사람들에게 듣는 말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말이다. 글세..그걸 희생으로 봐야 할까?

"희생"은 본전이나 보생각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투자한 만큼 자녀의 학업 성취도가 높지 않으면 바로 "아이 탓"을 하게 되는 이유이다. 희생에 대한 본전, 보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건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하지만 사실 나를 위한 마음 아닐까..

내가 너를 어떻게 길렀는데,
내가 널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데,
너한테 들인 돈이 얼마인데


아이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는 말이다. 이때 부모와 자식 간의 사이는 멀어진다. 부모 자식 간의 사이가 멀어진 이유를 오로지 자식에게서만 찾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다. 그건 부모의 "희생"이 아니다.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한 것이지 부모로서의 의무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 사랑한다면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 자식 탓을 먼저 할까? 아니면 마음 아플 자식을 어루만져주는 것을 먼저 할까? 아마도.. 진짜 사랑한다면 내 고통이 아니라 자식의 고통이 먼저 보일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내가 아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을 하지 희생을 하지 않는다"


부모의 진정한 교육열은 자식의 마음의 건강을 어떻게 키워줄까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 아닐까?

그건 희생이 아니라 사랑이다.


사진: Unsplash의 National Cancer Institute      

사진: Unsplash의 Miguel Brun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