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팀장은 팀원을 달래는 사람이 아닙니다

by 태준열
스스로 태우는 사람이 돼라
물질은 불에 가까이 대면 타는 가연성 물질, 불에 가까이 대도 타지 않는 불연성 물질, 스스로도 잘 타는 자연성 물질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연성 인간은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야만 행동하고 불연성 인간은 좀처럼 타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씨까지 꺼버린다. 이에 반해 자연성 인간은 스스로 타올라 행동으로 옮긴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끝까지 해 내려면 스스로 타오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타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동시에 왜 그 일을 하는지 명백한 목표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가즈오

대학교 교직원 팀장 상대로 리더십 강의를 하면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연봉도 많지 않고 학교에서 해 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팀원들의 동기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요?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달래주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답을 어떻게든 만들려면 만들 수 있지만 사실, 답은 없다. 방향만 있을 뿐이다.

정해진 환경을 바꿀 순 없고 팀장의 권한은 한계가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더 한단 말인가?



팀장이 해야 할 일은 팀원들을 달래는 것이 아니다.

팀장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다. 팀원들을 잘 달래서 이끌고 간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팀원들은 어린아이가 아니며 본인이 처한 환경과 상황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팀장의 역할은 팀원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팀장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팀원들의 생각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직장"이 아니라 "직업"에 대한 욕구와 방향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즉, 질문으로서 생각을 상승시키며 함께
좋은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외부에서 자극을 주지 않으면 거의 한 방향으로만 생각을 한다. 마치 움직이던 방향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는 관성의 법칙처럼 말이다. 생각도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


(관성의 법칙: 관성의 법칙은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운동하던 물체는 계속 같은 속도와 방향으로 운동하려는 성질을 말하며, 뉴턴의 운동 제1법칙에 해당합니다. 이 법칙은 물체가 현재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인 '관성'을 설명하며, 갈릴레이의 법칙이라고도 불립니다 (네이버 AI 브리핑))


현재에 불만을 갖는 것,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어찌 생각해 보면 어리석은 일이다. 왜냐하면 본인의 인생이 지금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봉, 업무환경, 업무방식, 제도, 규율.... 다 좋다. 개선이 필요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상황상 안 되는 것도 있다. 자신이 바꿀 수 없거나 팀장이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두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이직 할 것이 아니라면 이런 태도의 전환은 커리어의 다음 스탭을 만든다. 리더는 팀원의 생각을 돕기 위해서 질문을 곁들인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생각의 전환에는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팀장은 달래는 사람이 아니다.

질문으로 생각이 상승하는 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이런 질문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선택) 지금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인정)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없는 것은 무엇일까?

(전문성) 나는 일 속에서 어떤 분야의 역량을 개발하고 싶은가?

(자기 성장) 나는 일을 하면서 어떤 성장을 하고 싶은가?

(커리어) 나는 어떤 직업 인생을 만들어 가고 싶은가?

(가능성) 팀장이, 회사가 도울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커리어 개발) 다음 커리어 스탭은 무엇인가? 계획한 것이 있다면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지금의 일에서 함께 계발할 수 있는 것은 있을까?


팀장은 상황을 탓하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게 없어서 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해 줄 말이 없습니다. 동기부여가 안됩니다)


팀장이 불가항력과 가능한 지점의 틈(gap)을 스스로 찾지 못하면 팀원 또한 습관처럼, 관성의 법칙처럼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징징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팀장은 생각을 이끌어 주는 "리더"가 아니라
징징거리는 것을 달래주는
회사의 "대리인"이 되는 것이다.
대리인은
항상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질문하는 리더가 되기 위하여 먼저 본인에게 질문하고 답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또한 나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UnsplashArtem Maltsev





keyword
작가의 이전글리더십을 생각할 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