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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Mar 22. 2019

생존력을 높이는 본질 중심의 생각법

함께 생존하는 방법

                                  

예전에 조직개편을 두고 두 부서 본부장간 의견 충돌이 있었다. 두 본부장은 각 본부의 소속이었던 A, B라는 두 팀을 두고 서로 본인의 본부로 이동,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었다. 두 부서의 업무성격은 비즈니스 흐름 상 front와 back단에 있었고 실제로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통합에 대한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어느 본부로 배속시키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다. 두 본부장은 명분과 실리 차원에서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대표이사와 함께 열띈 토론을 했다.


함께 배석한 인사팀장은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왜냐하면 어느 한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한쪽 본부장은 분명 상처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본부장간 사이가 평소에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이번 일로 사이가 더 틀어지게 되면 당연히 회사에 좋을 리 없다. 양쪽 본부장의 감정과 자존심을 지키면서 서로 80% 정도 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이 필요했다. 그렇게 본다면 A, B 두 팀을 통합하여 한쪽으로 배치하는 것은 적절한 해답이 아니었다. 대표는 인사팀장에게 마지막으로 의견을 구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까요?' ' 어느 쪽에 통합 배치하는 게 맞을까요?'


그런데 이 질문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1) 왜 두 부서를 통합, 한쪽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결론을 먼저 내리고 토론하는가?

2) 통합이 중요한가 아니면 소통과 협업이 중요한가?

3) 통합하는 길 만이 회사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유일한 길인가?

4) 통합을 위한 논의인가 회사가 잘되기 위한 논의인가?

이렇게 4가지를 중심으로 논의 목적을 다시 생각해야만 했다.

인사팀장은 역으로 이런 질문을 했다. '사장님, 혹시 두 조직이 통합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대표이사는 당연히 두 조직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두 조직을 통합하려는 것 아닌가 라는 대답을 했다. 인사팀장은 다시 이런 질문을 했다. 그럼 조직을 통합하는 것은 '소통' 때문이고, 그것이 근본 이유가 되는 것이고... 그럼 물리적인 조직 통합이 아니라도 두 조직이 어떻게든 소통이 잘 되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통합이 아니라 소통과 협업 process를 잡는 것이 더 상단의 목적 아닌가요? 근본 목적을 충족시키려면 두 팀을 통합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는 to be와 how to에 대한 논쟁점을 벗어나 상단의 why를 중심으로 다시 논의하게 되었고 A, B 두 팀은 각 본부 소속을 유지하면서 근무공간을 가깝게 만들어 주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소속은 다르지만 함께 붙어있음으로 인해 더 많은 소통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애당초 두 부서의 팀장들과 팀원들은 사이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요한 공간도 마침 있었다. 두 부서 간 업무 flow를 다시 잡았고 의사결정, 우선순위에 대한 원칙을 정했다. 결국 두 본부장은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고 자존심도 상하지 않았고 두 부서의 소통은 현재까지 어려움 없이 잘 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에피소드는 일상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가 크던 작던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본질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문제가 일어난 최초 원인을 '정의'하고 문제 해결의 '키'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은 일하면서 종종 논쟁을 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논리를 동원하고 이를 증명한다. 논증과 사례, 다양한 데이터를 가지고 의사결정 방향을 잡는다. 결국 논쟁의 끝은 누구의 논리가 더 그럴싸한가에 따라 결정되고, 누구의 논리가 명분과 실리에 적합한가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다. 논쟁하는 모습을 관찰해 보면 갈수록 논점이 흐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손가락이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 끝을 보게 되는 것이다. 논쟁점에 집중하는 것보다 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무리한 사례나 증거를 들어 이야기하게 되고 결국 목적에서 벗어나 자존심 싸움으로 까지 번지게 된다.

조직에서 좀 더 프로페셔널 한 사람이 되려면 논쟁과 협상에서 이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문제 해결이 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이긴다는 것은 상대방을 지게 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누구도 지지 않는 결론을 제시하거나 서로의 명분과 실익을 그르치지 않는 '제안'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논쟁은 각자의 입장과 이익이라는 숨겨진 의도가 있기 때문에 내가 이기더라도 이긴 것이 아닐 때가 있고 내가 져도 진 게 아닐 때가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논쟁은 제3의 길을 새롭게 제시하는 사람이 이기게 되어있다.                          


논쟁과 문제 해결에서 좋은 결론을 내려면 '본질 중심의 생각' 이 필요하다. 


본질 중심의 생각은 논점이 흩어지더라도 다시 1) 우리가 왜 논쟁하는지  2)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3)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세 가지에 계속 집중하게 해 준다. 본질 중심의 생각은 이슈와 문제가 생겨난 이유에 집중하는 것이며 문제 해결 목적에 집중하는 것이다.                                                                                                                                                                                                                                       

why 보다 what과 how에 먼저 집중한다면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며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다.

본질에 본질에 본질로 계속 파고 들어가다 보면 '진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곳에서 출발한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드러날 것이다.


본질로 들어가려면 본질에 접근하는 질문을 하면 된다. 질문하다 보면 가장 중요한 목적과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하위단의 세부 액션들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조직과 개인의 생존력을 높이려면 문제 해결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본질에 접근하는 생각과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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