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여, 조금씩 벗어나게 될 거야
성공한 사람들은
어려움 없이 목표한 바를
척척 잘 해냈을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포기라는 글자 앞에 흔들리고 낙담하는 건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깊은 슬럼프에서도
나를 놓지 않고 동기 부여를 한다는 것이다.
성과가 날 때까지 내면을 담금질하고
도전해 끝장을 본다는 것이다.
강수진의《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중에서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견딜 수 없어서 그냥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냥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자유롭고 싶었다. 하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조직형 인간이었다. 남들이 보면 무슨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대단한 비전을 가지고 오랜 기간 회사를 다닌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진 않았다. 그저 당연히 회사를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무엇보다 나는 한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 일이 싫진 않았다. 직장을 존비처럼 다니고 싶진 않았고 그래서 나는 내 일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때로는 상사가 싫었고 회사의 방침이 싫었다. 나와 싸웠던 사람들도 싫었다. 나는 상처를 받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조직형 인간이지만 조직을 벗어나고 싶었다. 사회형 인간으로 학습된 나와 본래의 내가 분리된 채 살아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도 적당한 때 이직을 하고 또다시 적응을 하고 마치 오래 근무했던 사람처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았던 사람처럼 조직에 잘 적응하곤 했다.
여전히 우리는 사람들에게 일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상처를 받는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는 날이면 씻지도 않고 그냥 소파에 누워 잠들고 싶어 질 때도 있다. 회사일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복잡하다. 정말 힘들었던 날은 모드 전환이 쉽지 않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난 나를 보호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것은 그냥 아파하는 것이다. 마치 충분히 앓고 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감기처럼 말이다. 약 먹으면 일주일 그냥 있으면 7일 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릴 때도 대부분의 발사체는 3단 로켓이지 않은가. 1단 로켓은 연료를 완전연소해야 분리되고 다음 단계로 로켓을 올릴 수 있다. 충분히 연료를 다 써야 한다는 말이다. 2단 로켓도 마찬가지다. 완전연소해야 최종 로켓 헤드를 우주로 올려 보낼 수 있다. 이처럼 슬픔과 괴로움은 완전히 연소되어야 한다. - 한근태 고수의질문법에서 내용발췌
무력감이든 실망감이든 패배감이든 힘든 시간을 억지로 피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냥 받아들이고 힘들어하는 것이다. 그냥 내가 정한 기간만큼만 충분히 아파하자. 완전히 연소해야 한다. 그래야 찌꺼기가 남지 않는다. 충분히 아파해야 딱지도 생긴다. 그러고 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도망가거나 아프지 않은 척하면 다음에 유사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 다시 일어서는 이유가 월급 때문이던 내 꿈을 위해 서던 일을 사랑해서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를 위해서 그냥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나를 위해서 말이다.
가끔 너무 힘들 때면 '고통의 숙려기간'을 보내고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이제 움직여, 움직이면 돼, GO GO! 움직이면 벗어나게 될 거야"
"완전히 털고 일어나는 거야"
뭐라도 해, 움직여.. 하다 보면 힘든 시간을 건너가게 될 거야"
움직이다 보면 매몰되어 있던 나를 볼 수 있다. 다시 일에 집중하고 운동을 하고 산책을 하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자전거를 타고... 책을 읽고.. 드라이브를 가고... 맛있는 것을 먹고...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하는 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다.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상처 딱지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위해 다시 달리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면 다시 움직이는 거다. 뭐라도 말이다. 움직이다 보면 벗어날 수 있다. 벗어나면 내가 원하는 것이 다시 보인다. 이루고 싶은 것에 다시 도전해 보는 거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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