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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May 21. 2023

구성원 생각 확인하기(2) - 조직문화 진단

지향점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 조직의 현 위치 확인하기


조직문화 진단의 필요성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조직문화 지향점을 정했다면, 그 목적지와 현재 우리 조직의 위치와는 얼마만큼의 Gap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어떤 부분이 잘 되어 가고 있고, 어떤 부분이 잘 안 되어 있는지도 확인해보아야 한다. 


다시 바다 위의 배로 돌아와 보면, 목적지의 경도와 위도가 몇인데, 우리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목적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위해 우리 배의 엔진은 괜찮은지, 방향타는 잘 작동하는지, 나침반이 고장 나지는 않았는지, 조타수와 노를 젓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이루어지는지, 노 젓는 사람들 간의 팀워크는 잘 맞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사전에 고민해야 할 사항

조직문화 진단을 전사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고자 하는지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 조직문화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법에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은 방법들이 있다.


1. 컨설팅사를 활용한 진단 실시

조직개발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외부 컨설팅사의 전문성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이 주로 활용한다.

조직이 원하는 사항에 대해 어느 정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면서도, 진단 도구의 공신력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경영진들이 좋아하는 Global Norm 값과의 비교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Fortune 500대 기업, 동일 산업군 기업, 국내 주요 기업 등과의 비교)

다만,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 단위의 컨설팅 비용을 준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2. 이론적인 틀이 탄탄한 진단 도구 활용

대표적인 진단 모델로 1999년에 Cameron & Quinn이 제안한 '경쟁가치모형(Competing Value Framework)에 기반한 OCAI(Organazational Culture Assessment Instrument) 모델이 있으며, 그 외에도 2004년 Jack Gordon이 집필한 'Pfeiffer's Classic Inventories, Questionnaires, and Surveys for Training and Development'와 같은 책의 경우에는 진단하고자 하는 주제별로 이론적 검증을 완료한 다양한 진단 도구들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이론적 토대가 탄탄한 진단 모델을 사용할 경우, 진단 도구의 높은 공신력은 확보할 수 있으나, (이론적으로 상당히 무장되어 있지 않는 한) 그 진단 문항들을 변형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묻고 싶지 않은 문항도 진단에 포함해야 하거나, 묻고 싶은 문항을 진단에 포함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3. 전반적인 영역에 대한 진단 도구 개발

컨설팅사를 활용하지 않고, 기존의 진단 모델도 활용하지 않으면서 자체적으로 진단 Framework을 구성하여 진단을 실시할 수도 있다.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체적으로 진단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이 접근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조직문화를 다방면에서 진단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비전과 전략, 리더십, 제도, 업무 프로세스, 다양성, 소통, 혁신, 몰입 등 최대한 다양한 영역을 잡고, 각 영역별 세부 항목을 구성한 뒤, 각 항목별 2~5개의 문항을 수립한다.

조직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 수준을 저비용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진단 도구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신뢰도, 타당도 검증 등)이 필요하고, 방대한 영역을 다룸으로써 문항 수 자체가 많아져, 직원들이 느끼는 설문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이 방법의 진단을 준비하는 조직의 경우, 조직문화 '지향점' 수립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지향점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전방위에 걸친 진단을 다 하게 되고, 많은 영역을 다뤄야 하다 보니, 하나의 영역에 대해 깊이 있게 확인하는 기능은 다소 약해지게 된다. (총 10문항의 설문을 할 수 있을 때, 두 가지의 영역에 대해 묻는다면 각 영역당 5개의 설문을 할 수 있으나, 5가지의 영역에 대해 물어야 한다면, 각 영역당 2개의 설문밖에 할 수 없다.)


4. 우리 조직의 특성을 고려한 진단 도구 개발

조직문화 지향점이 수립되어 있다면, 이 방법으로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 조직이 나아가야 할 조직문화 지향점에 따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개선해 나아가야 할 2~3가지 영역을 설정한 수, 해당 영역에 대한 세부 항목과 문항들로 진단 Framework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비록 앞에 열거한 1~2번의 진단 도구보다 공신력은 약할 수 있지만, 우리 조직이 영위하는 산업의 특성, 우리 구성원의 생각, 경영진의 의지와 방향성, 변화하는 환경 등을 반영하여 상당히 유연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다소 떨어지는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진단 Framework 구성 완료 후에 여러 차례의 사전 설문을 실시하여(사전 설문은 문항 수의 x3배수의 인원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다.), 진단 도구의 유효성 검증(신뢰도, 타당도 등)을 해볼 필요가 있다. 즉, 스스로 만든 설문 문항들이 쓸만한 진단 도구인지 확인해 보는 작업을 해보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진단 Framework까지 구성을 해놓은 상황에서 외부에 유효성 검증만 의뢰하는 경우,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조직문화 진단 방법별 특징> (3번, 4번의 경우 진단 도구의 공신력을 확보하는 노력 필요)

 


진단 Framework 만들기

필자는 상기 4가지 방법 중, 2번을 제외하고, 1번, 3번, 4번의 방법을 통해 조직문화 진단을 기획하고 운영해 보았다. 2번의 경우, 설문도구 활용에 대한 경직성이 강해 우리 조직이 원하는 바를 진단에 반영하기가 까다롭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진단 도구를 그대로 활용한다는 죄책감(?) 같은 것이 생겨서 활용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고자 한다면 진단 Framework을 먼저 고민하고 구성해야 한다. 컨설팅사를 활용하여 진단하는 경우, 컨설팅사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Framework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조금 변형하여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위 3번, 4번과 같이 직접 진단 도구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진단 Framework을 구성하는데 상당한 고민과 검토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진단 Framework은 쉽게 이야기해 조직문화 진단의 전체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다. 진단 Framework을 처음 만들어가는 단계라면, 아래와 같은 것들을 고민하고 검토해 보아야 한다.


<고민해야 할 점>

1) 진단을 통해 무엇을 확인하고자 하는지 

2) (조직문화 지향점이 있다면) 조직문화 지향점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

3) 진단 이후 변화 관리에 어떻게 활용하고자 하는지


<검토해야 할 점>

1) 구성원들의 생각 (사전 설문, FGI, 1:1 인터뷰 등)

2) 경영진의 방향성 (중장기 전략방향, CEO 주요 말씀, 경영진 인터뷰 등)

3) 대내외 환경 (최신 아티클 및 시장 트렌드 분석 자료 등)

4) 국내외 사례 (국내외 컨설팅 보고서 등)

5) 주요 문헌 등 (조직문화 전반 및 진단에 대한 서적 등)


위와 같은 고민과 검토를 마쳤다면, 아래와 같은 구조(하나의 예시일 뿐이며, 구조는 전혀 다를 수 있다.)의 Framework을 구성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진단 Framework 예시


진단 Framework의 세부 내용으로는 큰 범위의 '진단 영역'을 정하고, 해당 영역을 구성하는 각 '진단 항목'들을 정한 뒤, 해당 항목을 설명할 수 있는 '설문 문항'을 구성하는 순서로 진행하게 된다. 각 요소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예시로 대신하고자 한다.


'진단 영역, 진단 항목, 설문 문항'의 구조 예시



진단 도구 검증

진단 Framework을 만들었다면, 직접 만든 진단 Framework이 조직에서 활용할 진단 도구로서 어느 정도 공신력을 가질 수 있는지 검증을 해보는 단계가 필요하다. 


조직문화 진단은 생각보다 많은 챌린지를 받는 프로젝트다. 리더 KPI에 반영을 하든 안 하든, 리더들에게는 이 진단의 결과가 본인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것으로 느낄 수도 있고, 진단 결과 자체가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증의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당신이 컨설팅사도 아니고, 그냥 마음대로 만든 거 아니에요?", "공신력 없는 진단 도구로 진단해 놓고, 왜 그 기준점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가 애써야 한다는 거죠?"와 같은 민원을 받기 십상이다.


진단 도구 검증을 위해서는 사전에 일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데이터가 필요하다. 사전 설문을 통해 진단 수검자가 각 설문 문항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전 설문 데이터가 확보되었다면, 다음 두 가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진단 도구의 검증을 진행해 볼 수 있다. (내부 검증이 어려운 경우, 외부 컨설팅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1) 신뢰도 분석 : 진단 영역(또는 항목) 안의 여러 문항 간 일관성 유지 수준을 확인

2) 타당도 분석 : 진단 영역(또는 항목) 안의 문항들이 그 영역(또는 항목)을 측정하기에 적합한 수준인지 확인

사실 '신뢰도', '타당도'라는 개념은 그 안에서도 다시 여러 개념들로 분화된다. 여기서 말하는 신뢰도는 '내적 일관성 신뢰도'를 말하며, 타당도는 '안면 타당도'를 의미한다. 



진단 실시

진단 도구의 검증까지 마쳤다면, 이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해 볼 수 있다. 진단을 위해 유료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좋겠지만, 그런 환경이 못 되는 경우에도 구글 설문 도구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진단을 실시해 볼 수 있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직원들이 안심하고 설문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번 진단에서 어떤 응답이든 본인의 생각 그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응답 결과에 따른 어떠한 불이익도 없음을 성심 성의껏 홍보해야 한다. (실제로도 진단 결과는 전체적인 통계치로만 보고 & 공유되어야 하고, 응답 결과에 따른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


한편 조직문화 진단이 자칫 리더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도구로 쓰이게 되거나, 조직 간 경쟁구도로 인해 열심히 긍정 응답률을 높이기 위한 대상으로만 여겨지게 된다면, 열심히 만들어 놓은 진단 도구가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직문화의 건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도구가 전 영역에서 상향 평준화 되어버려 진단 도구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될 수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 중 일부는 경영진을 평가하는 KPI에 조직문화 진단 점수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 경우 경영진이 진단 점수 자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어서 진단을 실시하는 취지가 무력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진단 프로세스를 운영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필자는 진단 점수를 평가와 연결하는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 미드져니)



진단 종료 후 고민해야 할 점

1. 진단 결과 공유 범위

조직문화 진단을 마친 후, 진단 결과에 대해 최대한 많은 구성원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진단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조직 내 소통의 측면에서 구성원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진단 결과 공유로 인해 맞이하게 될 부작용들에 대해서도 사전에 예측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진단 결과 자체가 구성원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다양한 풍문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각 영역별 점수의 서열화로 리더들 줄 세우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단 결과를 공유할 때에는 어느 정도의 구성원들에게까지 공유할 것인지, 어느 수준까지(B레벨 점수, C레벨 점수, D레벨 점수, E레벨 점수) 분석한 결과를 공유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2. 진단 결과를 활용한 변화 관리 방안

조직문화 진단 결과는 곧 현시점에서 우리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 수준을 나타낸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조직문화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고, 반대로 약점이 되는 영역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진단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영역들(약점)에 대한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다음 진단 시기 전까지 정기적으로 개선 과제 추진현황을 모니터링 해가는 방식으로 사후 관리를 하는 편이다. 이 부분에서 두 가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하나는 '개선 과제 도출 과정'이며, 다른 하나는 '약점이 아닌 강점에 대한 관리방안'이다. 


먼저 개선 과제 도출 과정에서, 약점으로 확인된 영역에 대한 원인 분석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약점에 대한 요인을 설문 응답 결과로만 분석할 것인지, 사후 FGI 등을 통해 확인할 것인지, 각 조직별 타운홀미팅 등을 통해 허심탄회한 대화 과정에서 확인할 것인지 등을 말하는 것이다. 전자로 갈수록 시간은 적게 들지만 표면적인 분석이 될 것이고, 후자로 갈수록 시간은 많이 들지만, 깊이 있는 분석이 될 것이다.


또한 많은 기업들은 조직문화 진단 후에 약점에 대한 개선 과제를 도출하는데 혈안이 되지만, 특정 영역에서 구성원들의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요도' 지수가 높게 나오는 요인)이라면 현재 높은 긍정 응답률을 보이는 경우(강점으로 진단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앞으로도 어떻게 잘 유지하고 강화해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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