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아아와 함께 1시간 정도 걷고 왔다.

집에와서 두부 1/2에 샐러드를 같이 먹었다.

몸무게 변화가 딱히 없지만 하던대로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어차피 몸무게 변화가 없다고 막 먹어서 그나마 뺐던 것도 되돌려놓으면 내 손해기 때문이다.

지난주 토요일에 봤던 opic 시험 결과가 나왔다. 다행이 그대로 AL 최고등급이다.

너무 오랜만에 영어로 말했고 질문들도 사실상 내 관심사 밖의 질문이어서 조금 걱정했지만 다행이다.

보통 질문에 대한 정답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면 모르는대로 내 의견을 제시하면 AL을 받는다.


남편과 토요일엔 당일치기로 대구에 가기로 결정했다.

왜 대구냐 한다면 딱히 이유는 없지만 굳이 이유를 대자면 내가 작년 내내 대구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나는 대구에 2번 정도 회사 일로 인해 갔었다.

두번 모두 인터불고 호텔에서 잤고 내가 알기론 대구에서 제일 괜찮다하는 호텔이 그곳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1번은 나 혼자 당일치기로 가서 지인을 만나 맥주 몇잔 마시고 바로 집에 돌아왔었다.

그땐 마음이 힘들었고 그냥 무작정 그 지인에게 연락을 해서 가면 만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길래 갔었다. 그 때 그 지인과는 이미 연락이 끊긴지 오래다. 그때가 아마 내가 29살 때였을 것이다.


대구에 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은 여름이다.

29살에 교직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내 직무 관련 컨퍼런스가 대구에서 열렸고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과 여전히 연락도 하고 최근에는 회사 근처에서 술도 몇 잔 마셨다.


그때 처음 만난 사람과 굉장히 재밌게 즐겼던 기억이 난다.

같은 방 쓰던 언니들의 연애 충고를 들었던 기억, 동성로 가서 육사시미랑 막창을 먹었던 기억.

그리고 술먹는데 맞은편에 앉아 있는 언니인지 동생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야하게 입고 얼굴도 예뻤던 여자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돌아가는 날 기차역에서 마셨던 커피가 있었는데 가격이 쎘고 서울에선 찾기 힘든 브랜드였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 갑자기 그 커피까지도 기억이 난다.


대구에 남자친구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대구에 대한 기억은 나쁘지 않다. 그 남자친구는 지금 누군가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려나.


아마도 그래서 작년 내내 대구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작년에 그저 버티면서 사는 동안 그나마 술로 스트레스 푸는 척 하면서 나는 대구가 그리웠던 것 같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작년에는 대구에 가지 못했고 벌써 올해도 1월 한 달이 끝났다.

남편이 코를 심하게 골아서 사실 여행가면 둘다 잠을 잘 못자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갔다오기로 했다.

그리고 요새는 내 일상이 굉장히 단조롭기 때문에 하루쯤은 여행을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대구 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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