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사랑니를 빼고 드디어 토요일이 찾아왔다.
일주일 내내 사랑니가 욱씬거렸고 사무실에서 일은 끊이지 않았다.
매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누군가 내 머리 끝부터 내 영혼을 바닥까지 끌어당기는 듯한 피로를 느꼈다.
그것은 커피 중독의 영향일수도 있고 치과에서 준 진통제의 영향일수도 있고 단순히 스트레스 때문일수도 있으나, 누가 알겠는가.
그저 나는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금요일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번주는 토요일보다 금요일을 더 기다린 특이한 주였다.
금요일 점심에 지난해부터 나를 괴롭혀온 사랑니를 빼기로 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점심 시간에 예정대로 사랑니를 빼고 조용한 사무실에 돌아와 앉아있으려니,
통증은 느껴져도 마음만큼은 홀가분했다.
그렇게 금요일 오후 시간까지 꾹 참고 일 처리를 마쳤다.
집에 돌아와서는 남자친구와의 통화에 겨우 대답정도만 할 수 있을 정도의 여력이 남아 있었고 곧장 잠들었다.
그리고나서 오늘 아침 깨어보니 동기가 말한 얼굴이 퉁퉁 부어 있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음을 보고 놀랐다.
통증도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세워 아침으로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 치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차가운 거을 먹지 말라길래 평소보다 1/2 가량 적은 양의 얼음만 넣어서 커피와 물을 마셨다.
약을 챙겨 먹었고 서둘러서 바리스타 학원으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언제나 쫓기는 느낌이었다. 늦을 게 200프로라고 생각되어 택시를 탔지만
오늘따라 택시를 탔음에도, 신호마다 모두 걸린터라 버스와 큰 차이없이 늦게 도착했다.
그렇게 겨우겨우 학원에 도착했지만 그 사이 남자친구와도 전화로 한바탕했다.
아마도, 사랑니로 인한 고통과 덥고 후덥지근한 날씨, 그 밖의 어제까지 이어져 온 사무실에서의 스트레스까지
다양한 요소가 나를 화나게 했을 것이다.
학원에서 나는 로스팅을 배웠다. 커피콩을 볶고 중간중간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학원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러한 전 과정은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내가 볶은 콩으로 핸드 드립 커피를 내렸다.
그렇게 하고 집에 돌아와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보고 나선 자비에 돌란의 영화를 새로 시작했다.
점차 날이 어둑어둑해진다. 토요일이 이렇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