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나에게 '먹고 자고 마시고'의 향연이다.
누군들 안그렇겠냐만은, 평일동안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있고 싶지 않은 공간에서 하며 보냈다면
당연히 이 향연만큼은 주말에 누려줘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나는 나의 사무실 자리가 좋고, 내 칸막이에 꽂혀진 중남미 화가의 그림이 좋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은 나의 '자유'가 보류된 공간이다.
그래서 주말만큼은 나는, 자유롭고만 싶다.
토요일 오전 9시반에 나는 바리스타 수업을 들으러 간다.
전날 아무리 일찍 잠들어도 토요일이란 생각에 선뜻 눈이 떠지지 않지만
막상 학원에 도착해서 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커피향을 맡고 커피를 내리다보면
잘 왔구나 - 싶다.
그렇게 1시반까지 커피를 배우고는 서둘러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
남자친구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나를 보러 온다. 내가 커피를 내리는 동안 그는 그 먼걸음을 달려 나에게 온다.
우리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파리로 가는 길'이란 영화를 본다.
피크닉 세트를 준다길래, 내 이름으로 하나, 남자친구 이름으로 하나 응모함에 쪽지를 집어 넣는다.
영화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영화가 끝나고는 일부러 맞추려 한게 아니지만 프랑스 음식을 먹으러 나섰다.
익선동에 위치한 프랑스 음식점은 찾기가 무척이나 어려웠고,
찾고 나서도 쉽사리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우리 앞으로 웨이팅이 20명이나 있었지만
우리는 근처 까페에서 맥주나 마시며 목을 축이며 기다리기로 한다.
남자친구는 생각대로 안된게 화가 나서 투덜거리더니, 맥주 한 병에 금새 풀린다.
그렇게 곧 프랑스 음식점에 자리가 생겼고 우리는 거나하게 먹고 마셨다.
나는 화이트 와인을 2잔이나 마셨고 2013년, 파리에서 처음 먹었던 어니언 스프와
라구 파스타, 로스티드 치킨을 열심히 먹었다.
먹는 와중에 남자친구는 술기운이 오른 얼굴로 내 사진을 마구 찍어댔다.
그렇게 먹고 마시고 즐겼더니 하루가 흘렀다.
이런게 사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