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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Oct 31. 2023

무제

어제는 특별한 게 전혀 없는 하루였다. 핸드폰을 덜 보겠다 마음을 먹었지만 실제로 보는 시간을 줄였는진 솔직히 모르겠다. 회사에선 일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핸드폰을 '못' 보는 시간이 분명 존재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상시 옆에서 돌봐줘야 하는 아기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어제 그래도 잘 한것 하나를 꼽자면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였다는 점. 물론 무지출은 아니다.

어제는 병원에서 묘기증 약을 타오고 세탁소에 옷을 맡기는 비용, 그리고 자기 전에 과자 사먹은 것 빼고는 불필요한 지출은 없었다. 


다이어트해야하니깐 최대한 배달음식은 줄이기로 마음먹었는데 잠들기전에 과자는 결국 먹어버렸다.

그래도 평소같았으면 낮에도 시켰을 불필요한 배달음식은 삼갔다. 무언가 먹고 싶으면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대체했다. 예를 들자면 삶은 감자 1개, 블루베리 토마토 주스 등.


회사에 가면 점심에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아침 커피까지 총 2-3만원은 금방 쓰게 된다. 게다가 교통비도 올랐다. 그 정도 돈은 save했다고 본다. 그리고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할 일은 최대한 했다. 기본적인 집안일, 커피 내리기, 저녁 반찬 만들기(두부부침) 등등. 


뭘 저 정도를 했다고 나열하는거야? 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나한텐 꽤 모든 전력을 다해서 한 일들이다.

굉장히 무기력한지 꽤 오래됐기 때문이다.


이번주 금요일엔 독일에서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친구에게 정식으로 남편을 소개해준 일은 없었는데 금요일에 만나는 그 친구에겐 소개해주고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갈 예정이다.


사실 친구에게 퇴사 소식을 알려야할지도 모르겠다. 그 친구에게 말한 퇴사가 사실 몇번째일지도 모르겠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알려야할 필요성도 없다. 그 친구랑 나는 일년에 카톡도 몇번 안하고 이렇게 한국에 오면 잠깐 1회 정도 만나는 사이기 때문이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지만 그렇다고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리는 사이는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지금 내게 남은 얼마안되는 소중한 사람은 맞다.


잠을 많이 자고 있어서 어제 잠을 못자려나 했는데 다행이 푹 잘 잤다. 회사를 끊어내니까 수면 이상 패턴은 점점 사라져가는 상태다. 오늘은 9시에 눈을 떴다. 오늘도 최대한 해야할 일을 하고 잘 쉬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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