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를 괴롭혔던건 바로 나였다.

by Minnesota

오늘은 요 며칠에 비해선 꽤나 무탈한 하루였다.


물론 아침에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늦잠 자기 딱 좋아 보이는 내 방 침대에 누워 밍기적대며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견디지.' 했지만 말이다.


어제는 무척이나 일찍 잠들었다.


하루종일 원치않는 답변과 결과에 치여서 정신이 너덜너덜해진 채 9시쯤에 남자친구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통화종료 버튼을 눌렀다.


새벽녘에 눈을 떠서는 미안한 마음에 다시 전화를 했고 남자친구는 곧 전화를 받았다.


"오빠,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 조금이라도 더 괜찮겠지?"


"응 그럴거야. 그렇게 믿으면 돼."


그러고선 다시 잠들었다.


오전 근무시간에는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좋았다.


결국 병원에 들러서 약을 사먹었고 계속해서 실적을 뽑았다.


우리 회사에 유일하게 같은 학교 동문인 부장님이 점심을 먹자하시길래, 속이 안 좋아서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소고기 국수 한 그릇을 든든히 먹고 적당히 달달한 카페 모카를 마시면서 오후시간을 시작했다.


그렇게 정신 없는 사무실에서 나는 내 일에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결국 남자친구말대로, 나 스스로를 괴롭히던건 바로 나였을지도 모른다.


내 인생에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과 판단을 신경쓰느라 하루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


내가 중시하는 기준과 가치관에 따라 살면 그만이다.


물론 이리저리 치이고 가십의 주요 소재가 되는 나날이 지속되다보면 이러한 나의 삶의 태도가 흔들리곤 한다.


그렇다 할지라도, 친구라고 해서 힘들면 무작정 내 힘듦을 털어내기를 반복하다보니, 힘든게 당연하고 나란 사람이 어느새 "괴로운 사람"으로 박혀버린 것이다.


한 동안은 힘들더라도 꾹 참고, 말하고싶고 털어내버리고 싶더라도 침묵하고자 한다.


꿋꿋이, 묵묵히, 소나무 또는 대나무처럼 올곧고 푸르게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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