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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Nov 23. 2023

무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안 받고 번호 검색부터 해본다.

지원했던 곳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받으려고 보니 이미 전화는 끊겼다.

아마도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일 것이다. 메일이나 문자를 남기겠거니 내버려둔다.

이미 합격을 했기 때문에 사실 내가 먼저 전화를 걸기도 멋쩍은 상황이다.

그리고 메일이나 문자를 남기면 알아서 확인할텐데 왜 굳이 전화를 걸까싶다.

전화는 불편하다.


기다리던 매직이 시작됐다. 며칠간 식욕이 오르고 컨디션이 안좋더니 역시나다.

어제는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렸었다. 오늘은 배는 아프지만 시작했으니 됐다 싶다.

1달간 줄곧 신고다니던 라코스테 운동화를 세탁 맡겼다. 귀찮지만 안맡기면 나중에 신어야할때 골치 아파진다. 하도 걸어다녀서 흙이 많이 묻은 상태기 때문이다.


어제 하루 왠종일 집에만 있다가 오늘 밖에 나갔는데 날이 너무 덥다. 겨울같지가 않다.

추워야 겨울인데. 


남편은 어제 회식을 하고 와서 오늘 집에 들러 점심에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갔다.

끓이는김에 내껏도 끓여달라해서 같이 먹었다. 낮잠까지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면서 자다가 다시 나갔다.

집에는 계란도 없고 대파도 없고 반찬거리가 거의 없다.


시간은 잘만 흐른다. 벌써 2:26이다. 

어제 알라딘 중고서적 판매를 신청해둔 책 한 박스가 현관 문 앞에서 사라졌다.

다른 중고 거래는 전혀 안 하지만 알라딘 중고서적 판매는 자주 하는 편이다.

집에 책이 쌓이면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왠지모르게 불편하다. 일단 집이 너무 작다.

예전의 친정집처럼 마음놓고 책을 두기엔 집이 협소한게 큰 이유일 것이다.

마음 같으면 나머지 모든 책도 모두 처분하고 싶다. 

남편은 나와는 달리 한번 마음에 든 책은 계속 소장하고 싶어한다.

물론 나도 카뮈의 이방인이나 찰스 부코스키의 시집은 안 팔지만 말이다.


배달 주문한 커피 중 아아 빅사이즈는 마시다가 배가 아파서 남편에게 양도했다.

지금은 디카페인 헤이즐넛 딥 라떼를 먹는 중인데 이름만큼이나 맛이 아주 진하다. 천천히 먹고있다.

요새 헤이즐넛에 빠져들었다. 스벅에서 아아를 시킬때 꼭 헤이즐넛 시럽 1번 추가한다.

졸리다. 신발을 맡기고 걸을까 하다가 다시 집에 돌아왔다. 날이 너무 덥다. 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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