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부터 21:40까지의 이야기

by Minnesota

드디어 오늘 만났다.


그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미리 같이 있을 곳을 예약하고, 아침부터 누리로 기차를 타고 서울에 와서 나를 기다린다.


나를 기다리는 게 좋다고, 천천히 오라고 부탁하던 그다.


낮밤이 바뀐지 오래여서, 난 지각을 했고

가는 내내 설렘 반, 걱정 반.


어색한 인사 후 곧장 밥을 먹었다.

언제나처럼 참 잘 먹는 모습에 웃음이 난다.


그렇게 오후 2:30부터 9:40까지 우리는 함께 있었다. 꼭 안고 있었고 종종 사랑한다 말했다.


"이 방을 떠나는 그 순간부터 안녕하자."


그의 말에, 차마 싫다 할 수 없었다.

달리 방도가 없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캔 맥주를 비우고, 음악을 듣고,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며 내가 울고 그도 울고

그렇게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우리는 고민 했다.

나 혼자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그가 데려다줄 것인가.


반만 데려다 주기로 결정했고

내가 집으로 돌아가선 마지막으로 통화하기로 하였다.


가는 길 내내 그는 연신 예쁘다 예쁘다를 연발했다.

그는 그가 제일 좋아하는 내 볼을 쓰다듬었고

우리는 슬프게도, 우리의 마지막 날 가장 행복했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선

쉴새없이 눈물이 흘렀다. 언제나처럼 그는 출발하는 버스에 발맞추어 뛰면서 나에게 인사했다.


집에 돌아와서 마지막 통화를 했다.


"이렇게 잘 보냈는데, 내일부터 무 자르듯이

이야기 안 하는게 말이 되나."


그 후로 우리는 한참을, 이야기했다.

결국 다시 원상태.


2016년 4월 27일 우리의 14:30부터 21:40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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