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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Nov 27. 2023

무제

지난 주말엔 남편이랑 전혀 안 싸웠다. 근래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10월부터 11월 내내 우리는 계속 평일, 주말 가릴것 없이 싸우는 날이 안 싸우는 날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엔 고요하게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물론 항상 같은 공간에 있는 채로 말이다.


나는 폴오스터의 신작을 계속 읽는 중이다. 이 책을 읽는 것 외엔 달리 할일이 없으며 재밌기 때문에 침대 맡에 두고 계속 읽다 말다를 반복하는 중이다.


요새는 며칠간 꿈을 계속 꾸고 있다. 학부 선배도 오늘 꿈에 등장했다.

원래는 1년에 1번 정도는 만나는 사람이었는데 올해는 못만나고 넘어가는 듯하다.

나는 그 선배에게 10월말 퇴사 소식도 이번에 새로운 회사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전하지 않았다.


그 선배의 회사는 서대문역에 위치해 있는데 사실 만나려면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으나 상대도 나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만나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날 일이 없던 것 같다.


지난주엔 3-4일 연속으로 배달로 커피를 시켜마셨다.

1달넘게 마시던 드립커피에 살짝 질리기도 했고 센 커피를 마시고도 싶었고 무엇보다 얼음 얼리는 일을 그만하고 싶었다. 집 얼음은 너무 쉽게 녹아버린다. 항상 다시 얼려야해서 귀찮기도 하다.


오늘은 다시 핸드드립으로 되돌아왔다.

두번이나 커피를 내려서 커피 팟에 커피가 한 가득 있지만 첫번째 잔을 비워놓고도 못 마시고 있다.

얼음이 다시 얼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다.


폴 오스터의 신작은 아직 1권도 다 못 읽었지만, 매 페이지마다 크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아주 예전, 중학교 때 읽었던 그의 소설을 거의 기억 못하고 있지만 아마도 그 때 당시에도 나에게 남는 무언가가 있기에 계속 그의 작품을 읽었을 것이다.


이번주 금요일부터는 다시 회사다.

무슨 일을 할지는 가봐야 알 것이다.


오늘이 지나면 딱 3일 남는 것이다. 자유의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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