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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Feb 29. 2024

무제

집의 인터넷은 항상 노트북을 쓸때마다 자주 끊긴다.

몇번을 재연결해도 안되길래 쓰던 글을 중단하고 다시 꿨다가 켜본다.

물론 쓰던 글은 임시저장이 되어 있어서 그대로 쓰면 되지만 아예 새롭게 글을 다시 시작해본다.


오늘은 드디어 쉬는 날인데 면접이 있는 날이라 마음놓고 쉴 수는 없다.

준비를 마치는데 시간이 한참 걸린다. 커피를 주문해놓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커피가 쉽사리 사라지길래 집에 있는 원두커피로 또 한잔을 내려 커피를 추가하고 재채기를 하느라 흘린 콧물을 닦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제 헬스장에서 바라본 민낯의 내 몸뚱아리는 정말 비대했다.

내가 본 나의 몸 worst top3에 들어갈 것이다.

상체만 비춰졌는데도 엉망이었다. 20대엔 상체는 살이 잘찌지도 않아서 신경도 안 썼던 부분이다.

주로 하체가 항상 두꺼운 편이었는데 30대가 되자마자 상체도 덩달아 살이 잘 오른다.

뱃살, 팔뚝살, 옆구리살, 하다하다 가슴살도 푸짐해졌다.

애도 안 낳았는데, 이 지경이 되다니 나를 자책하고 싶진 않다.

왜냐하면 나도 나대로 속이 문드러지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과정을 이겨내고 살아 남은 내 자신을 살 쪘다고 탓하고 싶진 않다.


그럼에도 이제부터라도 좀 다시 식사량을 줄여야겠다.

작년 내내 브런치에 살을 빼야하는데 라고 글을 썼었다.

운동을 해야하는데 라고만 글을 썼었다.

그렇게 23년 한해가 끝났고 24년 1월이 되자마자 헬스장을 3개월 끊었다.

많이 갔던 몇주 제외하곤 일주일에 2회가 최선인듯 했다. 그래도 한번도 안 간 주는 없었다.


결국 식단이 70프로 이상을 차지하는게 다이어트임을 잘 안다.

그래서 줄여보려고 해야겠다. 당장 오늘부터.

매번 살뺄때마다 몇십만원씩을 투자해서 PT를 끊었는데 이번엔 정말 안그러고싶다.

내 힘으로 빼보고싶다.


오늘은 2시반까지 면접 장소로 이동해서 논술과 면접을 본다.

솔직히 바로 지난 주말에 온라인 인적성 본게 한 4주전 일같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아무에게도 연락 없는 카톡창을 무심결에 자꾸 바라본다.

이상하게 선톡하는 사람에게 집착처럼 느끼는 나,

자꾸 먼저 연락하는 사람은 결국 끊어내버리고 만다.


오늘 일정을 잘 보내야 맘놓고 주말을 쉴 수 있다.

힘들었던 2월이 오늘로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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