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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Mar 13. 2024

무제

잠을 잘잤다. 새벽에 깨갰다고 중간에 누가 나를 깨우면 그 후로 다시 잠들어도 깨고나면 피곤했다.

그래서 통잠을 자겠다 마음을 먹고 그냥 쭉 잤다. 운동은 오늘부터 한번 사무실에 있는 직원용 헬스장을 써보기로 했다. 그래서 안쓰던 백팩을 들고 왔다.


요새는 6호선을 타고 오면 보통 8:40-45쯤 학교에 도착한다. 

오는 길엔 꼭 천수경을 들으면서 온다. 집에서 출근준비 때도 듣긴 하지만 그땐 집중을 별로 못한다.

우리말 천수경이 따로 있길래 그걸로 듣는다. 반야심경과 천수경은 아침에 듣기에 좋다.


어제는 전 회사 동기한테 연락이 왔다. 연말정산 입금 계좌 확인 차 연락줬다길래 계좌 맞다고 확인해줬더니 보고싶다고 하길래 나도 보고싶다고 했다. 내 성격상 그런 표현 자체를 거북스럽게 생각하는데 상대가 먼저 그리 표현해주니 고맙기도 하고 실제로 나도 그 친구가 좋았다. 


나중에 한번 꼭 보자는 말도 남겼고, 그 친구는 짧은 시간동안 같이 했지만 나에게 의지를 했다고 해서 참 내딴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했다. 당시 나는 23년도 태풍 끝자락인 12월에 그곳에 입사해서 부쩍 줄어들은 월급에 지쳐가고 있었으며 나에게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보이는 팀장을 뒤로하고 이직을 했던 나름 파란만장의 시기였기 때문에 내가 의지할 만한 사람으로 보였다는게 신기하달까.


나는 부처님께 의지를 했고 그 곳 동기들에게 의지를 했다.

동기들은 나와 또래도 있고 한참 어린 친구도 있었다.

그래도 열댓명 같이 뽑혀 아웅다웅 같이 움직이던 나날이 여전히 간혹 생각난다.


잠을 푹 자고 나니 확실히 생각에 활기가 생긴다.

벌써 3월도 13일이 흘렀다.


강아지는 무럭무럭 자라난다.

롱다리의 흑색 강아지.

밤 9시만되면 나랑 남편이 누워있는 침대에 대자로 뻗어서 코까지 골면서 잠든다.

굉장히 귀여운 생명체다. 미워할수가 없다.




11:30에 바로 한 층 올라가서 운동하고 씻고 싸온 도시락 먹고 하는데 1시간 반이면 충분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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