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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Mar 14. 2024

무제

오늘 1시간정도 일찍 출근해서 사무실보다 한 층 위에있는 직원 헬스장에 출입증을 갖다 댔다.

'승인되지 않은 카드입니다.'

이 학교는 굉장히 미로같이 되어 있어서 한동안 사무실 입구 찾는것도 꽤 애를 먹었던터라 살짝 짜증이났다.

본부 경비실 1층으로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보아하니 경비아저씨가 무료하셨는가보다. 듀얼 모니터로 크게 여성이 본인 가슴을 활짝 드러낸채 벗방을 하고 있는게 보였다. 아침부터 역겨움이 밀려온다. 


그 변태아저씨와 한참을 실랑이를 했다. 현재 재직중이고 신분증 없으니 신용카드 맡기고 가겠다고 까지 이야기했으나 아침부터 근무시간에 벗방이나 보고 있는 분께서 나에게 원칙을 운운하길래, "제가 사칭하는걸로 보이시나요? 아니면 제가 출입증을 갖고 도망갈꺼 같이 생겼나요?" 라고 했다.


지금 저한테 짜증내시냐길래 그냥 씹고 내가 할말만 해서 겨우 헬스장에서 30분 운동을 하고 씻고 사무실로 내려왔다. 9시 정각에. 머리는 물이 뚝뚝 흘렀다.

몸에는 기운이 전혀없다.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 조금이라도 칼로리 태웠다고 위안한다.


어제는 점심에 운동을 했고 샤워실에서 만난 얼굴 모르는 여자가 어디 근무하냐 물어서 어디라고 했더니 아 그래서 처음보는구나 이러면서 텃세질을 해댔다. 굳이 내 옷을 안내려놔도 되는데 내려놓고 본인이 머리를 말리겠다느니 등등. 마치 외지인을 대하는 그 지역 지주 같이 굴었다. 나는 굴하지않고 샤워다하고 13시에 사무실로 왔다. 쓸데없는 기싸움하기 싫어서 아침에 왔더니만 이젠 변태아저씨랑 아침 대화를 해야했다. 그냥 귀찮아도 결국은 돈내고 다니는 헬스장까지 가야하나보다. 어딜가나 텃세질이다.


세상에 참 다양한 인간 군상이 존재한다.

나같은 인간은 남한테 피해 안주고 나 또한 피해를 안받고싶은 사람인데 이렇게 살아가기가 참 어려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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