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설사를 계속 한다.

2-3월 장이 심하게 탈났을때 타온 짜먹는 약을 계속 먹지만 사실 별 효과가 없다.


이러다 죽을 것 같다고 남편에게 밤에도 아침에도 이야기를 하는데 그사람이 내가 지금 어느정도 상태인지 과연 알긴 알까 싶다.


아내가 설사를 매번 하고 타이레놀 매번 먹고 자고 일어나니 목소리가 쉬어있든 말든 본인 아침 밥은 참 잘 차려먹는다.


어제는 나도 그렇게 내질렀다.

제발 남편 덕 한번 좀 보자고.

본인도 나도 잘 안다.

현재 우리 생활비를 보면, 내가 버는 돈이 없어지는 순간 부터 우리는 가난에 더더욱 허덕일것임을.


내가 버는 돈이 굉장히 큰 금액이라면 이렇게 우습지도 않을것이다. 현 상황이 참 너무나도 우습다.


오늘도 꾸역꾸역 회사에 와서 상사에게 인사를 한다.

다행이도 이틀 전 대화의 효과로 인해, 한결 부드러워진 상사를 마주한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 내 미래는 여전히 풍전등화, 불확실하다.


어제 회사 동료가 카톡만봐도 내가 많이 지친것 같다고 하더라. 그렇게 티가 많이 나냐 했더니 그렇다더라. 그렇다. 간신히 매일 하루살이마냥 버티고있다.


그렇게 싫으면 퇴사하라고?

퇴사하면 당장 나에게 남는 타이틀은 “35세 유부녀 박사과정생”이다. 그리고 그동안 조각났으나 끌고 이어오던 경력은 와장창 물거품이 되어 날아간다.


돈의 문제가 아니다. 돈은 수많은 요소 중 하나다.

브런치를 통해 현재 내 상황보다 힘든 사람의 글을 읽고 생긱한다. 그래 이 푼돈이라도 가만히 앉아서 받을 수 있을때 받아가야한다고 나 자신을 세뇌시킨다.


나는 요새 물건을 자꾸 떨어뜨린다.

아침에 계란을 떨어뜨리고, 회사와서 화장실 문고리에 가방을 걸려다가 떨어뜨린다.


내가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곳곳에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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