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을 제목만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가
결국 X 버튼을 누르고 글쓰기 창을 닫았다.
그러길 일주일 정도, 이제야 진짜 글을 쓴다.
9월도 벌써 한 주가 흘렀다.
확실히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확실히 여름보단 겨울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시원해서 좋지만 한편으론 작년 이맘때에 대한
기억과 함께, 그 때 함께했던 사람이 떠올라서.
작년에 자주 갔던 까페가 있었고 서울에선 찾기 힘든 브랜드였다.
버스를 타고 오고 가며 딱 한군데, 발견한 곳을 찾아
어제는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버스를 타고 올때와 걸어서 올때의 거리 차이는 굉장했다. 결국 그 까페에 밤 10시 경에 도착해서 커피를 마셨다.
감흥은 그닥. 그땐 그 사람과 함께였고 그 땐 그 사람이 챙겨줬고 들어줬고 아침마다 보는 주인 아저씨가 건네주던 모닝빵도 있었으니까.
지금은 같은 이름에 전혀 다른 까페에 나 혼자 있었다.
걷고 또 걷고 그러는 사이 수 많은 생각이 오고간다.
가을과 겨울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 많다.
여름은 그저 무덥고 힘들고 슬프고 고통스럽다.
내 기억엔 그렇다.
그런데 가을, 특히 겨울은 이상하리만치 아름답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올텐데,
가을만으로도 이렇게 자꾸 생각이 난다.
그 사람은 헤어질 무렵,
"요새 자꾸 여름이 생각나. 작년 여름.
보름달도 떠 있었고 너랑 나랑 밤에 산책했던 게 생각나. 넌 내 티셔츠 입고 너무 짧은 반바지를 입고.
이상하게 그때가 자주 생각나네."
물론 저 말을 그 사람만의 어투로 했지만,
"난 겨울이 떠올라. 첫눈온다고 무작정 집 앞에 찾아와서 기다리던게. 그때 왜 좋아하지 못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누가 또 나랑 첫눈 맞겠다고 아침에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싶거든. 그리고 얌전히 꽃다발 들고 까페에서 기다리던 모습도 생각나. 다 까먹은 줄 알았는데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요새 들어 참, 무서울 때가 있어.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가끔 혹시 우연히 마주칠까 싶어서 혼자 놀랄때도 있어. 서울인데 무슨. 그냥 9월이라 그런가봐.
내가 너무 새까맣게 잊은 채로 여름을 보냈나봐."
이번 겨울에 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과거는 완전히 과거로 놓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