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종종 미국이 꿈에 나온다.
나는 고작 미국에서 5개월간, 그러니까 딱 한학기 교환학생 생활을 했을 뿐인데, 누가 들으면 내가 10년 정도 미국에서 산 줄 알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소중한 기억이라서, 꿈에 가끔 나오면 좋기도 하다.
미국에서 먹던 커피,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 플로리다 여행, 혼자 다녀서 외로웠던 동부 여행 등등.
그리고 미네소타의 눈.
직장인이 되어 휴가를 내고 다시 찾은 미국은 더 이상 22살때의 미국이 아니었다.
방문지가 시애틀이어서라기보단 나는 이미 22살의 순수함 위에 사회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상태인 28살이었기 때문이리라.
가끔 생각한다. 언젠가 돌아가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거기 조그마한 까페에서 브루드 커피에 우유 조금 넣어서 새벽 일찍 추운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멍때리는 게 내가 원하는 전부다.
도서관에 쳐박혀서 책을 읽던 그 때,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싸준 도시락을 먹던 그 때.
미네소타 로고가 큼지막하게 찍힌 반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돌아다니던 그 때가 좋았는데 싶다.
지금 나는 유부녀가 되었다. 그때 원하던 '정착' 이란걸 해가는 중이다.
그냥 그런 것들이 머리에 맴돈다.
사실 내가 쓴 글을 회사에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느낌이 때때로 들고, 그래서 이 계정이 아닌 다른 계정을 만들어야하나 고민도 했지만 그냥 이대로 놔두려고 한다.
그저 일기일뿐이고, 사실 브런치의 내 글까지 읽어가며 나에게 관심(?)이란걸 쏟는 사람이 내 회사에 있다면, 좋게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내 프라이버시를 침범당하는 느낌이 들 때 마다 이 채널을 버려야하나 하는 슬픈 생각이 든다.
만약 이 글을 본다면, 부디 구독을 취소하던 아니면 찾아서 읽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내 유일한 탈출구이고 회사사람에게 이걸 빼앗기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