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다 내려놓았다.
아무리 보아도 끔찍하게 의미없는 일을,
1년 채우고 그만뒀다.
회식 자리에서 알바생이 하나뿐인 계란후라이를
내게 줬다는 이야기까지 다음 날 회사 내에 퍼지는 그런 곳.
내가 분홍색 백을 들고 나오면 일주일 후에
다른 브랜드 분홍색 백을 들고 오던 여자 선배.
남들 눈엔 철밥통에 9 to 6가 지켜지는 좋은 직장이었으나 내겐 갑갑한 감옥과 다름 없던 그 곳에서
25살을 보냈다.
조직의 밑바닥을 철저하게 경험하고
쿨하게 안녕했다.
본가에 돌아와서는 부모님과 부딪힌다.
친구들 중에는 이해한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좋은 데를 때려치고 뭘하려나 하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9시 2분. 출근했어야 하는 이 시간에 나는
바닥에 누워 이 글을 쓴다. 후회는 없으나 다음 결정은 조급하지 않게 내릴테다 다시 한번 마음 먹는다.
이틀 후면 나는 스페인으로 떠난다.
I think I deserve it.
수고많았다. 1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