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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Jul 08. 2024

아주머니에게 받은 열정과 선물

삶을 사는 방식  

비가 오는 출근길 어김없이 청소 중인 아주머니

버려진 카펫을 빨아 재사용 중이라며 활짝 웃어 주신다. (엄청 무거운 카펫을 혼자서 옮기셨다 ㅜㅜ)

비가 오는데 비처럼 땀을 흘리시면서도 마냥 즐거워 보이는 아주머니.

출근길에 사 왔던 커피 한 잔 드렸더니, 눈을 반짝이며 자랑하고 싶은 게 있다고 잠시 머물러 주길 원하셨다. 아주머니 곁으로 다가가 어서 말씀하시라고 몸을 바짝 앞으로 내밀었다.


아주머니의 밝고 청량한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온 말들이 내 귀가로 달려왔다.

"내가 내 모습을 모르고 살았어요"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모습인지 전혀 관심 없이 살았더라고요" 

어마야, 늙은 사람이 보이는 거야, 그래서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줌마댄스를 배우러 갔는데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없고 따라 할 수도 없어서 멀뚱히 서 있으니까, 선생님이 다가와 천천히 설명도 해주고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하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그렇게 댄스를 시작했어요.


소녀처럼 부끄러워 웃으시며 이야기를 이어 가셨다.

근데, 신기한 건 며칠이 지나니까 몸이 움직이더라고요 하하하

아주머니 발그레한 웃음에 나도 발그레 웃어 드렸다.


"춤을 배우신다고요? 와 너무 멋져요."


"나 또 자랑해도 돼요?"


그럼요 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아주머니의 다음 자랑을 기다렸다.

아주머니는 나에게 손짓하더니 핸드폰 사진첩을 켜서 자신이 찍힌 동영상을 보여주셨다.

아주머니가 학생들 앞에서 환하고 당당하게 발표하는 모습이었다.


스피치 강의를 듣고 발표를 하는데 교수님이 매번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보여줘요.

그래서 알았어, 내 등이 구부정한걸, 지금은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고 걷을 때 다리에 힘을 주고 다녀요.

또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는데 나이가 많으니까, 병원비가 저렴해요.

한번 물리치료 받으면 1,800원 20번 받아도 36,000원인데 너무 좋아!


"치료를 받고 나면 허리가 펴지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아져요."


왜 몰랐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은데.

더 늙지 않고 건강하게 살려고 요즘 내가 노력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나를 찾아가는 것 같아요.

내 모습을 찾고 나를 찾고 나를 보고 그래서 즐거워요.


뜻밖의 아주머니 말씀에 가슴이 뜨거워졌고 감격스러웠다.

오래도록 피지 않던 꽃봉오리가 인제야 햇빛을 받아 꽃잎 한 장, 한 장 묻어둔 꿈이 피어오르는 것처럼 아주머니 얼굴에 노란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왠지 모를 존경심에 아주머니 손을 맞잡고 너무 멋있고, 대단하시다고 거듭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 4년만 더 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주머니.

암요 앞으로 4년 문제없을 거예요. 

 

아주머니는 또 한 번 내 가슴에 불을 지펴주셨고, 행복 한 바가지 선물해 주셨다.



한 줄 요약 : 늦었다고 생각한 지금 시작해야 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열정#아무머니#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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