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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May 15. 2023

관계의 의미(2)

퇴사를 해야겠다.

커피 하잔 하자는 말에 또 생각 없이 휴게실을 찾았다.

대뜸 "너 올해 일 참 잘했더라, 혼자서도 잘하네.. 성과가 좋아"

"좋겠어"   성과도 잘 받고 진급도 하게 생겼네, 근데 진급한다고 뭐가 달라지니,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지금처럼 일하면 안 되는 건 알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영문도 모르고 맥락 없이 쏘아 대는 저 말들은 누구를 향해하는 말일까.

그 대상이 나인 건가?


도무지 알 수 없는 행동과 말들.

"팀장님, 무슨 말씀이 하고 싶은 신 거예요?"


"내 말 이해 못 했어, 좋겠다고 진급해서  너 이번에 성과 잘 받았다고"

 왜, 나를 비웃는 것처럼 들리는 걸까.


그렇게 30분 나의 태도와 자세, 꼭 진급을 해야 하는 능력자들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능력자들의 기회를 가로챈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능력도 안 되는 내가 진급을 하게 돼서 그분은 지금 너무 화가 나 있는 상태 라고 해야 할까.


나는 성과를 잘 받아 진급을 한다는 이유로 혼나고 있었다.

우리의 우정은 너와 나의 벗은 어디로 간 걸까?

지금까지 나눈 너와의 대화는 함께 울고 웃던 그 많은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내가 혼난 건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듣기만 했을까.

자리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지만 자꾸 눈물이 났다.

수도꼭지가 고장 난 듯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그렇게 많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던가.


흐르는 눈물이 버겁기도 하고 주책없어 보이기도 해서 팀장님께 조퇴를 하겠다고 했다.

걱정스러워 하는 팀장 눈빛을 마주하고 또다시 흐르는 눈물 저 퇴사할래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팀장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며칠 쉬고 와서 다시 얘기하자고 한다.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아프고, 도무지 알 수 없는 서글픔 때문에 그냥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던 순간.


그분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더라도 내 마음을 그렇게 난도질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냥, 축하한다는 말이 그렇게 어려우셨어요?


하루를 꼬박 생각하고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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