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철 가볍게 신기위해 구매했던 가벼운 가격의 하얀 운동화,
출근 길에 신발장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구두, 단화, 운동화 손이 향하는 곳은 하얀 운동화.
여름용으로 구입했던 신발은 여름내 발이 되어주었고 가을을 거쳐 날씨가 쌀쌀해진 지금까지 나의 '픽'이 되어 아침 출근길 동행자가 되었다. 땅꽁처럼 생겨서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내 발에 착 달라붙어서 안정감과 편안함을 안겨준다. 꼬질 꼬질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뽐내며 새초롬하게 웃는다.
하얀 운동화처럼 무심히 스치는 사람이 자주 보면 꼭 알고 지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침 출근길에 매일 마주치는 타인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 가끔은 "안녕하세요" 인사라도 해야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오늘은 스타일이 많이 달라지셨네요~ 매일 같은 시간에 그 길을 걷고 있는 낯설지 않은 타인이 오늘은 운동화처럼 느껴졌다. 출근길에 보이지 않으면 안부가 궁금해진다.
두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아이와 함께 출근 하는 엄마, 촉촉한 머리가 분주했던 아침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은 잠이 덜 깬 상태로 유모차에서 엄마 손이 움지이는 대로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졸고 있다. 오늘은 엄마와 아이들이 신나게 맞장구를 치며 활짝 웃고 있네. (행복한 하루가 되길, 엄마도, 아이들도)
마른 체형으로 한쪽 손에 항상 가방을 메고 잰걸음으로 출근하는 아주머니, 오늘은 어떤 옷을 입었을까? 패셔니스타처럼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출근길을 밝혀 준다.
(옷을 어디서 구입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짧은 단발머리에 청바지 매일 커피 두 잔을 들고 같은 방향으로 걷는다. 두 갈래 길이 나오면 나와 다른 방향으로 가지만 매일 같은 시간에 만나는 나와 비슷한 나이로 보여서 그런지 친근하다.
(눈인사를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 뻘쭘함에 고개를 돌린다)
출근길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옆 건물 직정인들 '금연 구역' 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임에도 '흡연구역' 인 마냥 어김없이 삼삼오오 담배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저기요' 불러놓고 따끔하게 한마디 하고 싶지만, 소심쟁이는 담배 연기를 피해 후다닥 내 다른다.(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손사래를 치면 후다닥)
매일 아침 만나는 사람들과 꼬질꼬질한 나의 하얀 운동화는 오늘도 열심히 걷는다.
박혜경의 노래 빨간 운동화를 흥얼거리며 출근 하는 하루 오늘도 '오이지' (오늘 이루고 싶은 한가지)
<빨간 운동화> <박혜경>
Longing for you
Waiting for you
Hold me hold me in your eyes
너라는 걸 너뿐인 걸 모르겠니
I wil be your love
빨간 운동화
한줄요약 : 하얀 운동화처럼 부담없는 포근한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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