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맫차 Jan 28. 2019

내가 가본 27곳의 미슐랭 레스토랑

미슐랭 가이드를 통해 본 '먹다와 평가하다'

2019년 새해가 되고 나서 한 결심 중

새로운 도전 리스트도 분명 있지만,

다른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역은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던 것들을 더 흥미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였다.

책 읽기와 글 쓰기가 아주 어마어마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리하여 1월부터 그! 유명한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D


너무나 매력적인 클럽이 많아서,

고민 고민했지만

결국 결정한 클럽은 식식-그린

바로 먹는 것의 즐거움과 매력, 미식의 취향을 배워갈 수 있는

음식과 관련된 클럽이었다.


그리고 식식-그린의 첫 번째 모임을 위해 파트너님이 선정해주신 책은

미슐랭(혹은 미쉐린) 가이드 2019

당연히도 너무 유명한 책 그리고 이 글의 제목, 내가 가본 레스토랑 27군데는

당연히 빕구르망이 대부분이다.

*빕구르망: ‘미쉐린 가이드’의 공식 별점과는 별개로, 1인당 3만 5천 원 이하의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2019년 기준 우리나라에 두 군데밖에 없는 3스타 레스토랑은 말할 것도 없고,

2스타도 아직 못 가본 나..

(다만 세어보니 1스타는 세 군데 가보긴했다.)


이렇게 음식을 잘 모르는 나인데도 불구하고,

음식과 음식을 평가하는 행위 그리고 그냥 즐기는 이야기들을

3시간 넘게 밀도 있게 이야기해볼 수 있어 즐거운 트레바리 첫 시간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점을 나눈다는 건 역시나 항상 즐거운 일-


아래는 트레바리 첫 번째 독후감 과제였던 음식을 먹는 것과 평가하는 것에 대한 나의 이야기


1. 음식을 먹다

a. 먹는 것에 대한 욕구가 주위 사람들에 비해 강한 편인가요?? 만약에 그렇다면 얼마나 강한지 예를 들어 말해주세요!

사실 음식을 먹는 욕구에 대해 지금까지 살면서 평균 이상으로 강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예전에는 어떤 것에 집중한 시간과 텐션이 중간중간 음식을 먹어야 하는 시간으로 끊겨버린다는 불만 아닌 불만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아주 간편하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알약 같은 게 보편화되길 바랬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 게 있으면 '아침, 점심은 그 알약을 먹고 저녁은 음식을 먹자.' 약간 이런 생각이었죠.

최근 들어서도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점심이든 저녁이든 음식을 먹기 위해 마음먹고 낸 시간과 에너지에 있어서는

내가 더 좋아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내가 더 즐길 수 있는 음식 그리고 그에 맞는 분위기를 가진 공간 등

더 음식을 먹는 행위에 있어 까다로워진 것 같습니다.(많이 고민한다는 의미)


b. 음식을 먹기 전, 먹는 동안, 먹은 뒤에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개인 적으로 먹기 전이 가장 설렙니다.

특히나 위에 쓴 것처럼 작정하고 시간을 내고, 약속을 잡고, 좋은 식당에 가는 순간이요.

그러한 경험이 총체적으로 보면 작은 여행을 떠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먹는 동안은 대화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면 그 대화의 주제가 대체로 음식이 되고요.

먹은 뒤에는 작은 여행에 비견할만한 그 식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걷는 걸 좋아합니다.

(배가 부르니 소화도 시켜야 하고요!)

사실 음식 자체만큼이나 저에게 먹는 경험은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한 것 같단 생각을 요즘 많이 하고 있습니다.


c. 먹는 행위는 본인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하신가요? 먹는 것을 통해 얻는 쾌락은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까지 엄청난 쾌락을 느껴보진 못한 것 같지만,

계절이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고, 그에 잘 어울리는 술도 있고, 그걸 함께 먹었던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2. 식당을 평가하다

a. 식당을 평가하시는 편인가요?

평가하는 걸 좋아합니다.

여긴 한 달에 한번 정도 올만한 곳, 일 년에 두 번 정도 올만한 곳, 3년에 한 번쯤 생각날만한 곳, 6개월 내 사라질 곳

이런 식으로 먹고 나온 후에 친구들과 평가합니다.


b. 식당을 평가한 결과를 보시나요? 만약에 보신다면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말씀해주세요.

열심히 찾아보진 않지만, 미슐랭 가이드나 잡지, TV에서 비슷한 정보를 접하게 되고 눈에 들어오면

네이버 지도 즐겨찾기에 기록해 둡니다.

음식에 있어 전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음식 '맛'의 부분은 더 공신력 있는 매체의 정보를 신뢰하게 되는 편이니까요.

다만 제가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더 있는데, 그 음식에 맞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냐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식당에 방문하기 전에 불안하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통해 한번 더 찾아보는 것 같아요.


c. 식당을 평가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시나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측정과 평가는 인간의 욕구가 아닌가 생각해요.

의식주 중 하나인 식을 평가하는 건 식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심심풀이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독한 미식가를 종종 보는데, 음식을 먹으면서 꼭 다른 사람과 대화하지 않아도 속으로 이야기(생각)하잖아요.

무언가 경험했을 때 따라오는 감상과 그 감상을 나누는 일(측정과 평가)은 당연하고 대체로 재밌는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아하게책읽기

'미슐랭 가이드 2019'편 끗

매거진의 이전글 '원칙'에서 발견한 7개의 문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